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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 [대학 특강] 한양대 에리카 SDGs & ESG 특강

오늘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특강을 다녀왔습니다. 'SDGs & ESG, 그리고 우리의 역할'이라는 제목이었는데, 처음엔 조금 당황했습니다. SDGs를 알고 있다고 손 든 학생이 20%도 안 됐거든요.
그래서 준비했던 내용보다 훨씬 기초부터, 최대한 천천히 이야기했습니다.
SDGs, ESG, CSR… 이 개념들이 어떻게 다른가
요즘 이런 용어들이 워낙 많아서 다들 헷갈려 하는데, 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SR(사회적 책임)은 우리 모두가 가진 것이고, CSR은 그중 기업의 몫, ESG는 그걸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SDGs는 UN이 2030년까지 전 세계가 함께 달성하기로 한 17개 목표고요. 한국에선 한동안 유행처럼 떠들다 조용해졌지만, 해외에선 지금도 정책의 기준이 됩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이 개념들보다 사회혁신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파트너들이 함께 솔루션을 만들어가는 것. 제가 에자이에서 맡았던 일도 바로 그거였고, 지금 사이임팩트에서 하는 일도 그겁니다.
개선이 아니라 전환이 필요한 이유
강의에서 가장 힘주어 이야기한 부분입니다.
얼마 전 국무총리실에서 자살 예방 캠페인 방안으로 나온 게 음료수병에 마음 건강 문구를 적자는 것이었어요.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사람들이 왜 고립되고 절망에 빠지는지 구조적인 원인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이게 '개선'의 한계예요.
빙산 모델로 생각하면, 우리 눈에 보이는 사회 문제들은 수면 위 작은 부분일 뿐이에요. 수면 아래엔 훨씬 깊은 구조가 있습니다. 병원 중심의 의료 체계, 돌봄을 여성이나 저임금 노동자의 몫으로 당연시하는 문화, 경제 성장 중심의 가치관. 이 저변을 건드리는 게 시스템 전환이고, 그게 리빙랩이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공감에서 시작하는 리빙랩
리빙랩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감입니다. 그것도 세 단계를 거칩니다.
처음엔 "불쌍하다"는 동정, 그다음엔 "나도 저럴 수 있겠다"는 공감, 마지막엔 "뭔가 해야겠다"는 행동을 동반한 컴패션. 요양병원에서 와상 환자를 처음 봤을 때 저도 "저 상태가 되면 살고 싶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몇 시간을 함께 있으면서, 말 한마디 못 하시는 분의 표정에서 "고맙다"는 감정이 느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게 현장에만 있는 지식이에요.
뇌전증 아이를 키우는 한 어머니 이야기도 했습니다. 직원들이 여러 번 만나면서 눈물을 흘릴 만큼 공감하게 됐고, 성인용도 유아용도 아닌 청소년 사이즈 기저귀가 한국에 없다는 걸 알고 기저귀 회사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결국 해외 직구 정보를 전달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그 가족의 일상은달라졌습니다.
현장에서 만들어진 것들
에자이에서 리빙랩으로 만든 것들 몇 가지를 소개했어요. 병원에 입원한 아이들을 위한 놀이 키트 '플레이에이드', 갑상선암 환자를 위한 요오드 제한 밀키트, 어르신들의 어린 시절 기억을 담은 컬러링북 '고향 그리다', 치매 프로그램 도구 '구름도장'.
그리고 제주도 뇌전증 아이 어머니 이야기. 처음엔 포럼 뒤편에 조용히 앉아 우시던 분이, 리빙랩을 거치며 직접 현황 보고서를 쓰고 도의원과 연결해 토론회를 열고 정책 제안서를 냈습니다. 그렇게 만든 티저 영상을 교육감이 보고, 뇌전증이 난치병 학생 지원 제도에 포함됐어요. 예린이는 연 300만 원을 지원받게 됐습니다. 수혜자에서 변화를 만드는 행위자로. 리빙랩이 만드는 가장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강의가 끝나고 앞자리에서 열심히 들어주던 학생이 소감을 말해줬어요. "평소에 ESG에 관심이 있었는데, 접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우연히 접하게 돼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라고요. 1학년 학생들에게 이 이야기들이 어떻게 닿았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어느 순간에 이 공감의 씨앗이 싹트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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