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대학, 정부가 각자 해온 실험들. 지금 그 구조를 만들어야 할 때다.
일시 2026년 5월 28일(목) 오전 11시 장소 한국에자이 11층 hhceco
공동주최 한국리빙랩네트워크 × 한국에자이 × 동국대학교 협력 사이임팩트 · 이노소셜랩 ·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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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성지은 선임연구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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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위진 정책위원장 (한국리빙랩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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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발언: 서정주 대표 (사이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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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교수 (동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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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석 부장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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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석 이사 (이노소셜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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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식 본부장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좌담회 스케치 영상
요약
배경과 맥락
한국에자이의 기업사회혁신 활동이 내부 축소라는 위기 상황에 놓인 가운데, 한국리빙랩네트워크·한국에자이·동국대학교가 공동주최하고 사이임팩트·이노소셜랩·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협력해 2회 콜렉티브 임팩트와 기업사회혁신 좌담회를 열었다. 기업·대학·공공이 각자 해온 사회혁신 실험들이 왜 시스템을 바꾸지 못했는가, 콜렉티브 임팩트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를 공론화하는 자리였다.
세션 1. 왜 지금 기업사회혁신인가 — 콜렉티브 임팩트의 조건을 묻다
공통 진단: 기업도, 대학도, 공공도 각자 열심히 해왔지만 각자로는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콜렉티브 임팩트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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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대표(사이임팩트) 는 3년 전 기업사회혁신 위크에서 기업들의 무관심에 쓸쓸함을 느꼈던 경험을 꺼냈다. NTT 오무타 사례와 히타치의 리빙랩 실험을 소개하며, 기후위기·고령화·양극화 같은 복잡한 문제는 어느 한 섹터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했다. 에자이의 10년 활동을 언급하며 사회혁신과 비즈니스는 대립하지 않고, 당사자와 함께 공동 창조할 때 지속 가능한 시장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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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위진 정책위원장(한국리빙랩네트워크)은 에자이의 기업사회혁신을 5~6년간 팔로우업해온 결과 한마디로 "시민·당사자와 함께하는 기업사회혁신"이라고 정의했다. 다른 기업들은 CSV를 한다 할지라도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하지 않는다며, 이 모델이 더 확산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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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교수(동국대학교) 는 산학연 협업 사업이 RISE 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지역사회 변화보다 기업 기술개발 지원 중심으로 바뀐 현실을 지적했다. 리빙랩 현장에서 대학·기업·지역사회가 함께할 때 각자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억지로 묶어 놓은 듯한 느낌이 반복되고, 불신과 실망을 다독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 계속된다고 했다.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최소한의 틀 — 제도화 — 이 필요하지만 지자체 조례 시도도 쉽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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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석 이사(이노소셜랩)는 CSR→CSV→사회적 가치→ESG로 흘러온 개념의 변천을 짚으며, 에자이의 활동은 콜렉티브 임팩트·기업사회혁신·리빙랩 성격이 동시에 있다고 봤다. 중추지원조직의 부담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지자체를 처음부터 거버넌스에 끌어들이는 구조로 설계할 것인가 — 이 두 가지 접근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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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식 본부장(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서울혁신센터장 시절 리빙랩을 운영하며 "실험만 하다 끝났다"는 아쉬움을 가장 크게 느꼈다고 했다.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비용을 공적 자원도 기업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 보여줄 거리가 안 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자본을 쌓는 시간과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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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석 부장(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 은 15년 커머셜 경력 후 기업사회혁신 부서 1년차로서, CSI가 기업이 해야만 하는 좋은 활동인지 기업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사회혁신인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으며 후자이기를 원한다고 했다. 뇌전증·암경험자 리빙랩을 exit하고 경도인지장애·치매 생태계로 재편하면서 찾은 슬로건은 "경도인지장애인이 치매가 아니라는 이유로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는 한 문장이었다. 비즈니스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충돌하는 순간들이 회사 내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고, 그 판단 기준을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세션 2. 묶으려 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 현장에서 본 협력의 실제
공통 진단: 묶이는 것 자체보다 묶이는 방식과 묶음을 유지하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 백본 조직의 부담, 각자 다른 논리의 충돌, 내부 정당성 확보 — 이 세 가지가 협력이 이벤트로 끝나는 이유다.
송위진 정책위원장은 에자이가 부천에서 치매안심센터·부천대학교·의료사협을 묶는 백본 조직 역할을 해왔다고 봤다. 그러나 백본 조직이 기업일 때는 또 다른 이슈가 생긴다. 기업 내부에서 "과연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구성원들은 "그게 나한테 어떤 도움이 되냐"고 묻는다. 기업 내부의 정당성 확보와 지역사회 생태계 구축, 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민수 교수는 같은 리빙랩 안에서도 대학은 논문, 기업은 시장, 시민사회는 조직화를 각각 추구하다 보니 실제로는 콜렉티브 임팩트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틀 — 계속 실험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최소한의 규칙이라도 — 이 있어야 하는데 각자 추구하는 가치가 일반화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 가장 큰 허들이라고 했다.
서진석 이사는 행복얼라이언스는 SK와 직접적 연결고리가 없는 이슈를 다루지만 에자이는 자사 비즈니스를 둘러싼 이슈를 직접 다루고 있어 더 지속 가능한 구조라고 봤다. 펀더 중심의 백본 조직은 임팩트와 펀더의 인풋이 정비례해 결국 펀더가 지친다며, 현재의 거버넌스 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바꿔나갈 것인가가 핵심 과제라고 했다. 에자이가 진행하는 리빙랩들마다 거버넌스 구조를 각각 다르게 설계해나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서종식 본부장은 프로젝트 성공의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방 단계에서 필요한 신뢰 형성, 접촉 비용, 생활 정보의 축적, 주민 참여 — 이런 것들은 바로 보이지 않지만 리빙랩을 하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하는 가치들이며, 이것들을 잘 축적하고 부각하는 것이 프로젝트 성공에도 기여한다고 했다.
안우석 부장은 콜렉티브 임팩트가 외부 협력이라면 그 협력을 버틸 수 있는 힘은 결국 내부에서 나온다고 했다. 1월부터 직원들을 직접 찾아가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있으며, 지금 저의 첫 번째 고객은 저희 직원들이라고 했다. 내부가 고립되면 예산이 줄거나 없어질 수 있고,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조직이 된다고 했다.
세션 3. 묶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고 지속할 것인가 — 민간 주도, 공공 제도화
공통 진단: 민간이 실험하고 공공이 제도화한다는 역할 분담이 명확해질 때 한국형 콜렉티브 임팩트가 가능하다. 그리고 지금 그 조건들이 처음으로 동시에 갖춰지고 있다.
송위진 정책위원장은 지금 에자이 팀이 직면한 과제를 이중 전환의 문제라고 봤다. 치매 돌봄 생태계의 콜렉티브 임팩트 전환과 기업 내부의 전환, 두 가지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부천 모델을 중심으로 이 두 가지를 해결해낼 수 있다면 단순히 내부와 부천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혁신을 하고자 하는 여러 기업들에게 독특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내러티브를 바꿀 필요가 있다 — "어렵고 이런 거 하고 있어요"가 아니라 치매 돌봄 생태계 전환과 기업사회혁신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내러티브로.
김민수 교수는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기업도 대학도 참여한다고 했다. 교수들이 기업사회혁신 협업을 해도 승진과 평가에 불이익이 없어야 하고, 기업에도 세제 혜택이 있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대학 자체의 지향이 글로벌 논문 중심에서 지역사회 전환과 문제 해결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서진석 이사는 에자이 사례의 논리를 더 예리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제약회사가 치료 부분만 집중했을 때의 사회적 리스크를 예방과 사회적 돌봄 전 과정으로 해결해나가고, 사회적 환경과 인프라가 갖춰질수록 치료도 더욱 효과적이 되는 기회 요인이 있다. 이것이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콜렉티브 임팩트 사례로 살아남아야 한다고 했다.
송위진 정책위원장은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지금 본인들이 갖는 의미를 예리한 내러티브로 만들 것. 둘째, 외곽을 때리는 전략 — 외부의 인정과 레코그니션이 내부의 힘이 될 수 있고, 사회적기업진흥원 같은 외부 조직을 통해 3쿠션으로 조직 내부로 들어오거나 생태계로 퍼져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성지은 선임연구위원은 귀멸의 칼날의 오부야스키 — 상처 입고 싸우는 사람들을 엮어나가고,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플랫폼이 되면서 가는 역할 — 를 언급하며 스스로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사회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이 그룹들이 공공기관보다 훨씬 더 사회적이고 공공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며, "악보는 완성되었다. 이기러 가자"는 말로 마무리했다.
좌담회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
한계 — 위탁형 사회혁신의 한계, 제도화 없이 담당자 따라 바뀌는 사업, 관계 형성 비용의 재원화 불가, 기업 내부 정당성 확보의 어려움
충돌 — 비즈니스 논리와 사회혁신 논리의 충돌, 대학·기업·지역사회의 각기 다른 가치 지향, 백본 조직 역할을 기업이 맡을 때의 이중 부담
구조 — 백본 조직의 거버넌스 설계, 지자체를 끌어들이는 방식, 민간 실험을 제도화로 연결하는 경로, 내부 고객(직원)부터 설득하는 전략
전환 — 이중 전환(생태계 전환 + 기업 내부 전환), 내러티브를 예리하게 만들기, 외곽을 때려서 내부로 들어오는 3쿠션 전략, 악보가 완성되었다 이기러 가자
좌담회 전체 내용
기조발언
서정주 대표 (사이임팩트)
"사회혁신과 비즈니스는 대립하지 않습니다. 당사자와 함께 공동 창조할 때 지속 가능한 시장이 열립니다”
3년 전, 저는 일본 NTT와 히타치 담당자들을 초청해 기업사회혁신 위크를 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로의 전환, 그리고 그것을 위한 콜렉티브 임팩트를 이야기하는 자리였어요. 많은 기업인들이 함께해주길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관심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조금 쓸쓸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날 이후로 계속 그 질문을 붙잡고 있습니다. 왜 기업들은 관심이 없었을까.
NTT는 오무타라는 초고령 탄광촌에서 10년을 실험했습니다. 지자체와 주민과 기업과 연구자가 함께 앉아 공통 의제를 만들고, 함께 측정하고, 함께 지속했습니다. 치매 당사자가 시설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을 전체의 구조를 바꾸는 실험이었습니다. 히타치는 말했습니다. 스마트를 넘어서는 가치는 관여, engagement라고. 편리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것이 진짜 혁신이라고.
우리는 지금 수많은 사회적 도전과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고령화, 양극화. 이 문제들은 어느 한 섹터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어요. 기업, 대학, 지자체, 주민, 연구자가 함께 공통 의제를 만들고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이것은 비용이 아닙니다. 전환의 흐름 안에는 새롭게 필요한 서비스와 솔루션이 있고, 그것을 당사자와 함께 공동창조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시장이 열립니다. 사회혁신과 비즈니스는 대립하지 않습니다. 함께 갈 때 더 멀리 갑니다.
에자이는 지난 10년, 보건의료돌봄 분야에서 기업사회혁신 활동을 해왔습니다. 암경험자들이 치료가 끝난 뒤 멈춰 선 시간을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치매 당사자와 가족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연결될 수 있도록, 뇌전증 가족이 고립에서 벗어나 활동가로 설 수 있도록. 콜렉티브 임팩트를 시도했습니다.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잘된 것도 있고, 여전히 풀리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그 경험을 솔직하게 꺼내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함께 탐색하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션 1. 왜 지금 기업사회혁신인가 — 콜렉티브 임팩트의 조건을 묻다
사회 — 성지은 선임연구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지금 이 좌담회가 만들어진 이유는, 각자 가지고 있는 구조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한국에서 기업사회혁신을 한다고 했을 때 사실상 에자이가 유일하다. 그런데 그 에자이 내부에서도 압박이 있는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물 문제든 쓰레기 문제든 지금은 모든 주체가 함께하지 않으면 절대 문제가 해결이 안 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동안 굉장히 열심히 해왔는데 기존의 벽을 허물었느냐고 했을 때는 할 말이 없다. 이것이 오늘 이 자리가 만들어진 맥락이다.
오늘 논의에는 콜렉티브 임팩트, 기업사회혁신, 리빙랩, 제도화 개념이 혼재되어 있다. 이것들이 별개 같지만 별개가 아니다. 각자 실험을 해왔는데 각자 가지고 있는 구조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콜렉티브 임팩트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먼저 각자 왜 지금 콜렉티브 임팩트를 이야기하는지, 본인의 현황과 문제의식부터 이야기를 요청한다.
송위진 정책위원장 (한국리빙랩네트워크)
"에자이는 시민·당사자와 함께한 기업사회혁신이다. 이렇게 하는 기업이 한국에 거의 없다"
정책 연구자이자 리빙랩 활동가로서 시스템 전환과 관련된 정책 연구, 그리고 전문조직과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리빙랩 활동을 해왔다. 에자이의 기업사회혁신을 5~6년간 팔로우업해온 결과 한마디로 정의하면 "시민·당사자와 함께하는 기업사회혁신"이다.
현재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사회혁신은 주로 사회적 기업이나 소셜벤처에게 기업이 사회혁신을 위탁하는 위탁형인데, 에자이는 초창기부터 당사자들과 직접 함께 일하면서 소셜벤처, 사회적 기업과 협력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런 맥락에서 콜렉티브 임팩트의 일종의 구현 형태이자, 어떻게 보면 리빙랩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런 모델들이 좀 더 활성화되고 확산되기를 바라는데, 다른 기업들은 CSV를 한다 할지라도 당사자들과 함께 만나서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김민수 교수 (동국대학교)
"실제로는 어떤 성과를 만들기보다, 사람들 간의 불신과 실망을 다독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산학연 협업 사업들이 과거에는 지역사회와 연결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협업하고 성과를 지역과 나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RISE 사업은 지역사회 변화나 전환보다는 기업의 생산성 강화와 기술 개발 지원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이것은 제도화 없이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사업의 성격이 함께 바뀌는 문제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에서 리빙랩 관련 연구 과제를 냈는데, 리빙랩을 전혀 모르는 한국정책학회에서 수주해서 정책 담당자들이 읽으면 제도화가 필요한 건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의 내용을 담은 결과가 나왔다.
리빙랩 현장에서 대학·기업·지역사회가 함께할 때 가장 반복되는 문제는 각자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서 억지로 묶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실제로는 어떤 성과를 만들기보다 사람들 간의 불신과 실망을 다독이면서 이유로 갈 수 있는 틀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협업이 가능하려면 추구하는 가치들이 일반화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가장 큰 장벽이다. 제도화 — 조례든 규칙이든 — 가 협업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최소한의 틀이 될 수 있지만, 지자체 조례 시도도 기존 주민자치 조례와 상충되어 쉽지 않았다.
서진석 이사 (이노소셜랩)
"에자이가 하고 있는 것은 콜렉티브 임팩트 성격과 기업사회혁신과 리빙랩 성격이 동시에 있습니다"
20여 년간 SK텔레콤에서 사회공헌과 ESG 업무를 해왔고 현재는 ESG 컨설팅 및 교육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 논의를 들으면서 개념이 약간 혼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사회혁신, 리빙랩, 콜렉티브 임팩트 — 이 부분들을 구분하는 관점에서 봐야 방향도 찾을 수 있다.
2010~2011년경에 CSI 개념과 CSV, 콜렉티브 임팩트가 거의 동시에 이슈화됐는데, 기업사회혁신이라는 이슈는 빠르게 사그라들고 CSV 중심으로 가다가 사회적 가치, 그리고 현재는 ESG로 왔다. 에자이가 하고 있는 부분은 콜렉티브 임팩트 성격과 기업사회혁신과 리빙랩 성격이 동시에 있다. 그리고 제도와 관련된 부분은 또 다른 영역이다. 이 개념들을 어떻게 구분하고 결합할 것인지에 대해서 토론에서 이야기나누고 싶다.
서종식 본부장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실험이 계속 이벤트로 끝나는 이유는,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비용을 재원화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창업사업, 성장지원, 사회적 금융, 자원연계, 교육 등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진흥원의 CSR 관련 팀 이름이 '자원연계'인데, 그 이름 자체가 사회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원들을 어떻게 잘 연계할 것인가라는 관점으로 시작됐다는 걸 보여준다.
서울혁신센터장 시절 리빙랩 팀을 직접 운영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 돌이켜보면 실험만 하다 끝났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왜 그럴까. 통합돌봄이 시행되는 지금, 사회적 기업이 지역사회 연결망의 주축이 되기 위해서는 낮은 수가 구조, 연결과 조율 기능에 재원이 투입되지 않는 문제, 행정 사업 중심의 시스템을 넘어서야 한다. 기업의 고객 획득 비용을 줄여서 그 자원을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 구조를 정책적으로 만드는 시도가 필요하다.
SE브릿지는 기업과 사회적 경제 조직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지향하고 에자이와 4년째 협력하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내가 하고 싶은 것,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공동의 가치를 만들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 관계를 쌓는 데 드는 그 비용을 공적 자원도 기업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보여줄 거리가 안 되기 때문이다. 결국 사회적 자본을 쌓는 시간과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다.
안우석 부장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
"기업사회혁신이 기업이 해야만 하는 좋은 활동인지, 기업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사회혁신인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후자이기를 원합니다"
엔지니어로 시작해 제약 세일즈, IT 사업 등 15년 이상 커머셜 파트에서 일한 후 작년에 기업사회혁신 부서로 왔다. CSR, CSV에서 더 나아가는 CSI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아직도 고민 중이다. CSI가 기업이 해야만 하는 좋은 활동인지, 기업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사회혁신인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고, 후자이기를 원한다.
기존 사업들을 뜯어보면서 가장 먼저 든 질문은 "이 사업을 왜 했을까"였다. 돌아온 대답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그분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레거시 품목 중심으로 묶여 있던 기존 사업들을 회사의 코어 품목인 경도인지장애·치매 쪽 생태계 구축으로 재편하자고 제안했고, 그 결과 뇌전증·암경험자 관련 리빙랩은 exit하기로 결정했다.
6개월을 고민한 끝에 찾은 슬로건은 "경도인지장애인이 치매가 아니라는 이유로 고립되어서는 안 된다"는 한 문장이다. 기존 사업들도 새로운 사업들도 이 문장으로 다 묶을 수 있다. 지금 인지마루라는 이름으로 지자체 조례 진입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며 6월부터 시작될 곳이 몇 군데 있다. 비즈니스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충돌하는 순간들이 회사 내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고, 그 판단 기준을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성지은 선임연구위원
"묶이는 것 자체보다, 묶으려 할 때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송위진 정책위원장은 위탁형 사회혁신의 한계, 김민수 교수는 산학연 협업에서 지역이 밀려난 현실과 제도화 부재, 서진석 이사는 개념 혼재와 ESG 흐름의 변화, 서종식 본부장은 사회적 기업이 큰 벽을 허물지 못하는 현실, 안우석 부장은 에자이 내부의 위기이자 기회의 상황. 각자 가지고 있는 구조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콜렉티브 임팩트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콜렉티브 임팩트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각자의 공통 비전과 인식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게 안 되니까 실험이 이벤트로 끝나고 제도화까지 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묶으려 할 때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세션 2. 묶으려 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 현장에서 본 협력의 실제
송위진 정책위원장 (한국리빙랩네트워크)
"에자이는 백본 조직 역할을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백본 조직이 기업일 때 생기는 또 다른 이슈들이 있습니다"
콜렉티브 임팩트를 주장했던 사람들이 계속 백본 조직의 역할을 이야기해왔는데, 그걸 누가 할 거냐가 항상 이슈였다. 한국에자이는 본인들이 백본 조직 역할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부천에서 치매안심센터, 부천대학교, 에자이, 의료사협 이렇게 묶어서 자원을 지원하면서 백본 조직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백본 조직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각자 조직들이 지향하는 바가 달라지게 되면 어려운 부분들이 생긴다. 콜렉티브 임팩트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각자가 공통의 비전과 공통의 인식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 부천 같은 경우는 일정 부분 라포가 생기면서 그게 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백본 조직 역할을 기업이 할 때는 또 다른 이슈가 생긴다. 기업 내부에서 "과연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문제 제기가 나오고,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그게 나한테 어떤 도움이 되냐"는 질문이 온다. 기업 내부의 정당성 확보와 지역사회 생태계 구축, 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민수 교수 (동국대학교)
"대학도, 기업도, 지역사회도 추구하는 가치가 다 다릅니다. 같은 리빙랩 안에서도 각자 자기 방향으로 더 많은 것을 담으려 하다 보니 실제로는 콜렉티브 임팩트가 나오지 않습니다"
리빙랩 현장에서 대학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가치,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지역사회가 원하는 수요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간다. 같은 리빙랩 안에서도 각자 본인들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더 많은 내용을 담으려 하다 보니, 실제로는 콜렉티브 임팩트가 나오지 않는다. 서로에 대한 불신, 실망이 생기고, 리빙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그 불신과 실망을 다독이면서 이유로 갈 수 있는 틀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게 왜 그럴까 고민했을 때, 협업을 가능하게 하는 틀 — 계속 실험을 반복하는 게 아니라 일정 정도의 제도, 최소한 규칙 정도라도 — 이 있어야 한다고 봤다. 조례로 담아보려는 지자체들의 시도가 있었는데 기존 주민자치 조례와 상충되어 어려웠다. 결국 협업이 가능하려면 각자 추구하는 가치가 일반화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제일 큰 허들이다.
성지은 선임연구위원
"과제 따기 위해서 콜렉티브 임팩트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아니라 공통의 비전을 실제로 만드는 과정이 핵심인데, 그게 왜 안 되는가"
지금 콜렉티브 임팩트라는 외형을 띠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과제 따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 과제를 따기 위해서는 공통의 비전을 설정하거나 공유된 가치관을 만들 필요가 없고, 따고 나면 각자 편한 방향으로 흩어진다. 콜렉티브 임팩트의 핵심 모델은 공통의 비전과 시간이 얼라인되는 것인데, 대부분 그게 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 입장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서진석 이사에게 다양한 기업들의 사회혁신 시도를 봐온 외부자 시각에서, 실제로 작동한 협력과 그렇지 않은 협력의 차이가 무엇인지 물었다.
서진석 이사 (이노소셜랩)
"에자이의 사례는 기업 자신을 둘러싼 이슈를 직접 다루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SK 행복얼라이언스보다 더 지속 가능한 구조입니다"
콜렉티브 임팩트는 우리 사회에 계속 있어왔다. IMF 이후 전 단체들이 모인 국민협의회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고, 정부도 다양한 협치 방식으로 콜렉티브 임팩트를 해왔다. 한국에자이의 사례가 특별한 것은 기업이 참여한 콜렉티브 임팩트이고, 그것도 기업 자신을 둘러싼 이슈를 직접 다루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SK의 행복얼라이언스는 SK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는 결식 우려 아동 문제를 다뤘다. 반면 에자이는 자사 비즈니스와 연결된 치매·돌봄 이슈로 콜렉티브 임팩트를 하고 있다. 이것이 더 지속 가능하고 의미 있는 방식이다. 기업사회혁신의 관점에서 에자이는 치료 전 예방부터 치료, 사회적 돌봄까지 전 과정을 생태계로 보고 있고, 이것이 기업의 비즈니스 방식을 새롭게 혁신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콜렉티브 임팩트의 현실적 과제는 중추지원조직의 부담이다. 원칙적으로 백본 조직이 전체 리소스의 1% 정도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그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콜렉티브 임팩트는 없다. 백본 조직의 부담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그리고 지자체를 처음부터 거버넌스에 끌어들이는 구조로 설계할 것인가 — 이 두 가지 접근을 열어놓고 봐야 한다.
제도화와 관련해서는 다자간 협력 방식이 한국에서 실제로 작동해온 방식이다. 처음부터 지자체와 정부를 파트너로 끌어들이고 역할을 명확히 하는 것 — MOU라는 느슨한 형태로 시작하거나, 기업이 큰 자원을 투입하는 대신 정부의 약속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 이 제도화까지 가는 현실적인 경로다. 콜렉티브 임팩트 방식으로 각자 노력하다가 제도화까지 가보자는 것은 단계가 너무 복잡하다.
서종식 본부장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거버넌스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지자체가 들어오는 방식도, 제도화의 경로도 달라집니다"
지금 위기보다는 기회로 보는 게 좋겠다. 밸류 체인과 부합하는 사회혁신 활동을 하는 기업이 한국에 몇 개나 있는가. 에자이는 그런 점에서 분명히 선도적인 활동을 하고 있고, 선도자의 지위가 갖는 다양한 도전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의 성공 관점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어도 성공할 수 있다 — 거기서 나온 시사점들과 축적된 경험이 성과가 될 수 있다. 치매, 경도인지장애 모두 국가의 역할이 점점 강조되고 있지만 국가가 다 할 수는 없다. 예방 단계에서 필요한 신뢰 형성, 접촉 비용, 생활 정보의 축적, 조기 참여, 주민 참여 — 이런 것들은 바로 보이지는 않지만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일들이고, 리빙랩을 하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하는 가치들이다. 이것들을 잘 축적하고 부각하는 게 프로젝트 성공에도 기여할 수 있다.
거버넌스와 관련해서는 행복얼라이언스 사례를 들었다. 거버넌스 구조에 지자체가 들어오는 방식이 있고, 들어오지 않는 방식도 있다. 행복얼라이언스는 지자체가 거버넌스 구조 안에 들어와 있지 않지만, 일정 기간 이후에 그 아동들을 제도로 끌어들여야 하는 의무를 지자체에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화를 만들어냈다. 삼성 희망디딤돌은 반대로 막대한 자원 투입을 조건으로 지자체에 보호종료 아동에 대한 책임을 확약 받고 끌어들이는 방식이었다. 지금 에자이가 진행하는 리빙랩들도 거버넌스 구조를 각각 다르게 설계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모든 방식이 다 달라도 된다.
통합돌봄 쪽에서 제도화 가능성이 열려있는데, 제도화는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와의 코워크가 가장 중요하다. 부천 안에서 지자체와 협의해서 기존 통합돌봄 서비스 외에 붙여서 자원을 확보하는 모델을 만들 수 있으면 제도화 전 단계로서 의미가 있다. 내부 직원들에게도, 사회적으로도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아카이빙과 외부 인정이 내부의 힘이 될 수 있다.
안우석 부장 (한국에자이 기업사회혁신)
"콜렉티브 임팩트가 외부 협력이라면, 그 협력을 버틸 수 있는 힘은 결국 내부에서 나옵니다. 저의 첫 번째 고객은 저희 직원들입니다"
칭찬을 듣고 있지만 내부는 그렇지 않다. 서정주 대표가 10년간 쌓아온 것을 이어받은 사람으로서, 비즈니스 출신이다 보니 "너도 알잖아, 해봤잖아"라는 내부의 시선이 있다. 영업이 메인인 조직에서 기업사회혁신 담당자가 일하는 것의 현실이다.
1월부터 계속 직원들을 찾아가서 우리가 해온 것들을 그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리빙랩, 콜렉티브 임팩트 이런 말로는 못 알아듣는다. 그런데 직원들도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자기 지역에서 뭔가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콜렉티브 임팩트가 외부 협력이라면, 그 협력을 버틸 수 있는 힘은 결국 내부에서 나온다. 내부에서 조직이 고립되면 예산이 줄거나 없어질 수 있다. 그래서 지금 저의 첫 번째 고객은 내부 직원들이라 생각한다.
1차 고객은 직원, 2차 고객은 그 직원들의 고객인 HCP(의료 전문가), 그리고 에자이가 비싼 약만 파는 회사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조직이라는 것을 아는 오랜 파트너들. 이 구조로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설득해나가는 것이 지금의 전략이다.
성지은 선임연구위원 — 발언 정리
"묶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고 지속할 것인가. 민간이 실험하고 공공이 제도화하는 역할 분담이 가능한가"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를 보면 묶이는 것 자체보다 묶이는 방식과 묶음을 유지하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백본 조직의 부담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지자체를 거버넌스에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 내부의 힘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렇다면 그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고 지속할 수 있는가. 민간이 실험하고 공공이 제도화하는 역할 분담이 한국에서 실제로 가능한가.
세션 3. 묶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고 지속할 것인가 — 민간 주도, 공공 제도화
서정주 대표 (사이임팩트) — 질문 제기
"리빙랩과 콜렉티브 임팩트, 어떻게 하면 더 활성화시키고 기업들이 함께 연대할 수 있을까요"
콜렉티브 임팩트와 리빙랩은 비슷한 활동의 내용인데 이론적으로 정의를 달리한 것이고, 전환을 위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방법론적으로는 리빙랩이고 집단적으로 협력했을 때 나오는 결과가 콜렉티브 임팩트라고 본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런 것들을 더 활성화시키고, 에자이뿐만 아니라 기업들이 어떻게 협력하면 좋을지 패널들에게 물었다.
송위진 정책위원장 (한국리빙랩네트워크)
"이중 전환의 문제입니다. 치매 돌봄 생태계의 전환과 기업 내부의 전환, 두 가지를 동시에 풀어야 합니다"
한국에자이의 기업사회혁신을 5~6년간 팔로우업을 하면서 지금 이 팀이 직면한 과제는 이중 전환의 문제라고 본다. 하나는 치매 돌봄과 관련된 생태계의 콜렉티브 임팩트 전환, 또 하나는 기업 내부의 전환. 두 가지 이슈가 동시에 있다.
기업사회혁신 활동이 진화하면서 인지마루와 같은 모델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비즈니스와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이던 것이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코어와 연결되는 모델이 된 것이다. 앞으로 이것이 어떻게 진화하면서 치매 돌봄과 관련된 생태계 모델을 만들어낼 것인가가 과제다.
기업 내부 전환 이슈도 마찬가지다. 처음보다 많이 인식이 나아졌고 비즈니스와 관련된 것들로 얼라인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그게 나한테 어떤 도움이 되냐"는 질문이 남아있다. 부천 모델을 중심으로 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낼 수 있다면, 치매 돌봄 생태계 문제도 해결하고 기업 내부의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다.
단순히 내부 문제와 부천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회혁신을 하고자 하는 여러 기업들에게 독특한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러니 내러티브를 바꿀 필요가 있다. "어렵고 이런 거 하고 있어요"가 아니라 치매 돌봄 생태계 전환과 기업사회혁신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내러티브로.
김민수 교수 (동국대학교)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기업도 대학도 참여합니다. 그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기업들끼리 모여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생태계가 되면 같이 모여 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시스템이 만들어져서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으면 참여하려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안 하지 않을까. 삼성이나 SK 같은 재벌 기업은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이 협업해서 뭔가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아직 의구심이 있다.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수님들이 기업사회혁신과 관련된 협업을 계속 하고 싶어도 지금 구조에서는 그게 승진이나 평가에 도움이 안 된다.
송위진 정책위원장 (한국리빙랩네트워크)
더 근본적으로는 대학 자체의 지향이 바뀌어야 한다. 지금 대학은 글로벌 대학이 되고 논문을 쓰는 것으로 온라인이 되어 있다 보니, 지역 문제나 글로벌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인식이 없다. 최근 유럽의 대학들이 전환적 대학을 이야기하면서 대학의 기능이 연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전환과 문제 해결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그 맥락에서 끌어당기니까 얘기들이 통하는 것이다. 대학이나 연구자들의 지금의 틀이 바뀌지 않으면 이런 얘기들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다.
서진석 이사 (이노소셜랩)
"에자이 사례는 기업 자신을 둘러싼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행복얼라이언스보다 더 지속 가능합니다. 이 논리를 더 예리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오랫동안 기업 사회공헌과 ESG를 한 사람으로서 안우석 부장의 고충이 느껴진다. 그런데 오히려 이 자리에 오면서 이 사례가 부러웠다. 행복얼라이언스는 SK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는 이슈를 다루지만, 에자이는 자사 비즈니스를 둘러싼 이슈를 직접 다루고 있다. 그 측면에서 더 지속 가능한 구조다.
기업 관점에서 사회혁신을 결합할 때 보통 리스크를 어떻게 줄이고 기회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를 본다. 에자이는 이미 잘 설계되어 있다. 제약회사가 치료 부분만 집중했을 때의 사회적 리스크를 예방과 사회적 돌봄 전 과정으로 해결해나가고 있고, 사회적 환경과 인프라가 갖춰질수록 치료도 더욱 효과적이 되는 기회 요인도 있다. 이 논리를 더 예리하게 만들어서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콜렉티브 임팩트 사례로 살아남았으면 한다.
중추지원조직의 거버넌스 형태와 관련해서 보통 여섯 가지로 이야기하는데, 잘 돌아가는 것은 펀더 중심이다. 빠른 시간에 조직을 만들고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펀더 중심으로 갔을 경우 임팩트와 펀더의 인풋이 거의 정비례하고, 어느 순간 펀더가 지친다. 그러면 NGO 방식이나 다자간 협업 구조로 가게 되는데 느슨해지게 된다. 현재 펀더 중심의 콜렉티브 임팩트 중추지원조직을 어떤 방식으로 바꿔나갈 것인가가 핵심 과제다.
행복얼라이언스에서 지자체가 거버넌스 구조에 들어오는 방식은 의무와 권리를 가지고 들어오는 구조였다. 일정 기간 동안 결식 우려 아동에게 행복도시락을 지원하는 것은 민간이 하되, 그 기간이 지나면 지자체가 그 아동들을 자신들의 제도로 끌어들여야 하는 의무가 생기는 구조다. 이것이 제도화로 가는 경로다. 에자이도 현재 진행하는 리빙랩들마다 거버넌스 구조를 다르게 설계해나갈 수 있다. 모든 방식이 다 달라도 된다.
서정주 대표 (한국에자이)
"사내 기업가를 지지하는 사회적 환경이 필요합니다. "
공공이건 민간이건 조직에서 KPI에 없는 사회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사람은 보통 외롭다. 그런데 이게 에자이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어떤 조직이나 다 비슷한 문제다. 사회적 사내 기업가를 지지하고 연결해주는 네트워크 활동이 필요하고, 이것을 개인의 문제로 보기보다 전환을 같이 이야기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부천에서 보건소 분들이 KPI 없이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장하고 있고, 의정부 공무원이 직접 찾아온 사례처럼 거버넌스에 공공이 함께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사내 기업가들을 더 지지해준다면 가능하다.
사업적으로는 경도인지장애에서 약 10~15%의 분들이 5년 이내에 치매로 이행하는데, 이 시점에 어떤 사회적 개입과 연결을 하느냐에 따라 치매로 가지 않고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은 사회적 비용과도 크게 연결된 지점이고 에자이에게는 비즈니스적 접목 부분도 있다. SE브릿지에서 같이 한 사례가 부산에서 공식 서비스로 들어간 것처럼, 민간의 실험이 제도화까지 간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송위진 정책위원장 (한국리빙랩네트워크) — 마무리 발언
두 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지금 본인들이 갖는 의미를 다르게 표현할 필요가 있다. "우리 좋은 일 했어요"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라는 내러티브를 예리하게 만들어서 부각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둘째, 외곽을 때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외부에서 인정과 레코그니션이 내부의 힘이 될 수 있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이든 다른 외부 조직이든 외곽을 때려서 3쿠션으로 조직 내부로 들어오거나 생태계로 퍼져나가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사회다. 공공기관도 기업보다 훨씬 더 기업적이고 이윤지향적이다. 그런데 지금 이 그룹들은 공공기관보다 훨씬 더 사회적이고 공공적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 사회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같이 작업해온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내러티브를 예리하게 만드는 것. 둘째, 외곽을 때리는 것. 지금 내부에서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일정한 한계가 있으니, 외곽을 때려서 주변에서 안으로 불려 들어오는 전략이 필요하다.
성지은 선임연구위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 마무리 발언
"악보가 완성되었다. 이기러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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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귀멸의 칼날을 보면서 스스로가 오부야스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 입고 싸우는 사람들을 엮어나가고,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플랫폼이 되면서 가는 역할. "악보가 완성되었다. 이기러 가자." 지금 한국에서 MZ세대가 개별적으로 가고 있고 각각의 조직이 개별적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얘기가 먹힐까 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이렇게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분에 대한 움직임이 있다. 혈귀와 민간인들의 연대를 이야기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클로징 — 송위진 정책위원장 (한국리빙랩네트워크)
오늘 세 세션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관통하는 핵심은 하나다. 각자 열심히 해왔는데 각자로는 한계가 있고, 묶이는 방식과 묶음을 유지하는 구조가 없으면 콜렉티브 임팩트는 이벤트로 끝난다. 민간이 실험하고 공공이 제도화한다는 역할 분담이 명확해질 때, 그리고 내러티브를 예리하게 만들고 외곽을 때리는 전략이 더해질 때 한국형 콜렉티브 임팩트가 가능하다. 지금 그 조건들이 처음으로 동시에 갖춰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