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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 [자문회의] 은평 인지마루_MCI 노인일자리 선도모델 성과관리전략 자문 회의

무엇을 "성과"라 부를 것인가

일시 2026년 6월 29일 장소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은평 현장 강연 김해인 이사 (한국사회가치평가 KSVA, CSR Impact 부문) 발표자료 「경도인지장애 일자리 시범사업 성과관리 전략」 (23p) 참석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조합활동팀 · 건강이웃 사업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에자이 서미경 대리, 사이임팩트 서정주 대표 외 의제 MCI(경도인지장애) 당사자 노인일자리 사업 - 시범사업(1차년도) 성과관리 전략 수립

프롤로그 - 강의 전 현장의 변화들

짝꿍, 적응의 시간 - 5월 6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출발한 10명의 참여자들. 처음엔 "어디까지 돌봐야 하는지"를 두고 건강이웃 선생님들도, MCI 당사자들도 서로 어려워했다. 한 달 남짓 지나면서 모든 사람이 "똑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걸 서로 알아가기 시작했고, 처음엔 길도 못 찾아오던 분이 어느새 강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운동 동작은 잘 못 외우지만 사람의 마음을 푸는 데는 누구보다 능숙한 분도 있었다. 직무를 다시 설계해야 하나 회의를 소집했는데, 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 2주 사이 - 현장에서 스스로 답을 찾아버리는 일도 있었다.
"이 변화가 생각보다 되게 다양하고 빠르다. 이걸 어떻게 잘 캐치해낼 수 있을까, 그런 고민들이 생기고 있어요."
발표 준비 - 처음 일주일, 담당자의 눈에는 "능력도 없고 마음도 안 먹은" 사람처럼 보였다. 짝꿍 선생님이 적극적으로 곁을 지키자 조금씩 밝아졌다. 발표 순서가 돌아오기까지 본인이 직접 내용을 계속 적어 내려갔다.
조합원 가입 - 결혼 이후 단 한 번도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던 분이었다. 처음엔 우려가 앞섰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며 안정감이 생겼다. 어느 날 말도 없이 살림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신입조합원 교육에 나타났다.
우울에서 발견으로 - 입소 1년 차에 우울감이 높았던 참여자, "복지관도 다 찾아 가봤다"는 60대 참여자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한 80대 참여자는 활동을 그만둔 지 3~4년 만에 다시 일을 찾았고, 가족들에게 "어디 가냐"는 질문을 받으면 전단지를 꺼내 보여준다고 했다. "다단계 같은 느낌"이냐는 의심까지 받았다는 농담 섞인 일화도 나왔다.

오늘의 강연자 - 김해인 이사 (한국사회가치평가)

김해인 이사와 살림의 인연은 꽤 오래됐다.
은평에 살림이 막 자리를 잡던 시절, 초기 멤버들이 "이런 협동조합을 만들 거니 일단 여기 이름을 적어달라"고 했을 때 영문도 모른 채 5만 원을 출자했던 게 시작이었다. "5만 원 냈으니 와서 봐야 하지 않겠냐"는 말에 이끌려 처음 살림에 발을 들였고, 그 인연으로 은평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다. 원래는 언론사에서 일했지만, "언니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회사를 그만두고 현장으로 나왔다.
동물권에 대한 개인적 관심은 또 다른 창업으로 이어졌다. 살림의 의료사업 모델을 동물병원에 적용하면 어떨까 - 과잉진료 없는 적정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동료 조합원들과 마포에 동물병원 협동조합을 세웠다. 지지난주 11주년을 맞았고, 조합원은 2,500명 규모로 성장했다.
"산림(살림)의료사업 덕분에 제 인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9년 전 한국사회가치평가에 합류했다. 한사평은 30명 규모의 작지 않은 조직이지만, 본인 입장에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회적 가치 프로젝트를 수행한 조직"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 사회적기업 400~500곳의 사회적 가치를 측정했고, 공공·민간·ESG·CSR 프로젝트는 누적 약 300건. 살림과는 SPC(사회성과보상 관련 사회적가치측정) 사업 초창기부터 함께해온 관계다.

참석자들이 이 자리에 가져온 질문들

강의에 앞서 김해인 이사는 참석자 각자가 이 자리에 어떤 기대를 갖고 왔는지 먼저 물었다.
살림 조합활동팀 - 현장에서 일은 많이 하지만, 그 성과를 "잘한 것을 더 잘한 것으로" 표현하는 데 서툴다는 자각. 이제 막 한 달 반 차에 접어든 시범사업이 향후 본사업으로 전환될 것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 어떻게 과정을 관리해야 할지가 고민이라고 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 정부 보조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투입 대비 산출을 계량화해서 "이 사업이 투입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
사이임팩트 서정주 대표 - 에자이에서 기업사회혁신 활동을 해오다 올해 퇴사한 뒤에도 컨설팅과 리빙랩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하며, 기업이 하든 민간이 하든 캠페인이든 서비스든 정책이든 -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지려면 결국 정책이나 시장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던졌다.
김해인 이사는 이 발언을 받아 "오늘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씀을 이미 다 해주셨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마침 직전 회의에서 다루고 온 사례 하나를 먼저 풀어놓았다 - B금융그룹 이사장실과 진행 중인 "프로젝트 169"(UN SDGs 16.9, 미등록 이주아동 권리 문제) 이야기였다. 오너 회장의 관심에서 출발한 이 사업의 궁극적 목표는 "3년 안에 정부가 받아주고 제도가 되는 것" 하나였다고 한다. 그래서 한사평은 이 사업을 "잘했다"고 말하는 대신, "제도화되려면 어떤 레슨을 남겨야 하는가"를 연구하자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례는 그날 자리의 결을 미리 보여주는 전조였다 - 오늘 다룰 것은 "잘했다는 증명"이 아니라 "다음으로 넘어가기 위한 번역"이라는 것.

오늘 발표자료가 던진 질문

발표자료 표지의 부제는 이 자리의 목적을 한 줄로 요약하고 있었다.
"경도인지장애 노인이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가지고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 - 그것을 설득력 있게 증명하기"
그리고 두 번째 장에 적힌 오늘의 핵심 질문은 이것이었다.
"우리 사업의 효과를 어떻게 증명해야 제도화까지 연결할 수 있을까요?"
김해인 이사는 이 자리가 정답을 주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질문하고, 사례를 나누고,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자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발표자료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네 단계로 구성돼 있었다.
STEP
제목
부제
01
왜 성과관리가 필요한가
제도화를 향한 첫 질문
02
무엇을 성과로 볼 것인가
변화의 정의
03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도구와 방법
04
제도화를 위해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실천 과제

STEP 1 - 왜 성과관리가 필요한가

한사평이 새 프로젝트를 의뢰받을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정해져 있다.
"왜 이거를 원하세요? 왜 임팩트 측정에 이렇게까지 돈을 쓰세요?"
이 질문을 빼놓지 않는 이유는, 성과관리라고 하면 다 똑같을 거라 생각하지만 실은 "누구에게 보여지게 할 것인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같은 사업이라도-
후원자·기부자에게 지속 가능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면 → 그들이 원하는 언어로,
조직의 철학과 비전에 맞게 잘하고 있음을 보이려는 거라면 → 우리가 잘하는 점을 계속 꺼내 보여주는 언어로,
기업 내부에 설명해야 한다면 → **자본의 언어, 숫자와 화폐가치(SROI 등)**로,
내부 구성원들을 같은 방향으로 정렬시키기 위함이라면 → 감동의 언어, 또는 개개인의 활동을 합쳤을 때의 효과를 보여주는 언어로 - 표현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이날 모인 네 기관(살림·한국노인인력개발원·한국에자이·사이임팩트)의 답을 종합하면, 핵심 이유는 자연스럽게 모아졌다. 본사업 전환을 염두에 둔 지속 가능한 변화로의 전환, 그리고 정책과 제도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의 번역. 합의는 어려움 없이 이루어졌다.
현재 성과관리체계 진단 - 발표자료는 살림의 시범사업 계획서를 미리 검토해 진단표를 준비해 왔다.
이미 잘 되어 있는 점
앞으로 보완하면 좋은 부분
의료검사 체계 - MMSE 등 임상 데이터
사회적 성과 정의 - 역할·관계·참여 지표화
이해관계자 인터뷰 - 다양한 관점 포착
운영모델 성과 - 협력·지속가능성 지표
Carer Note - 일상 변화 기록
제도화 관점 - 정책 연계 근거 생성
구술사 - 당사자 목소리
이해관계자별 성과 - 수혜 범위 명시화
가족 참여 - 생태계 성과 포함
정책 활용 데이터 - 재현 가능성 지표
양적·질적 성과 관리 함께 진행
"현재도 좋은 출발점입니다. 이제 '핵심 성과는 무엇이고,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고민할 단계입니다."
현장에서는 이 진단을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 짚었다.
의료적·사회적 성과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측정할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해관계자별로 "참여한다"는 역할은 명시돼 있지만, 그들에게 어떤 변화가 발생하는지는 정의되어 있지 않다.
제도화를 위해서는 결국 "이 운영 모델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를 보여줘야 하는데, 운영 모델 자체에 대한 성과 확인 계획이 비어 있다.

STEP 2 - 무엇을 성과로 볼 것인가

활동이 아니라 변화 - 발표자료가 제시한 네 단계는 단순했다.
단계
정의
Activity
프로그램 실행
Output
참여 인원·횟수
Outcome
참여자의 역할·관계·자존감 변화
Impact
지역사회 변화·정책 모델
"대부분의 사업은 Activity와 Output은 잘 기록합니다. 그러나 제도화를 위해서는 Outcome과 Impact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틀을 은평인지마루에 그대로 대입해보면 이렇게 채워진다.
Activity - 교육, 방문, 인지프로그램
Output - 참여자 10명, 방문 960회, 교육 30시간
Outcome - 자기효능감, 사회참여, 돌봄부담(감소)
Impact - 지속 가능한 노인일자리 모델
Discussion: 지금 가장 많이 관리하고 있는 것은 어느 단계입니까?
발표자료는 또 다른 비유로 이 구분을 풀어냈다 - "그 팀 올해 뭐했어요?"라는 질문은 Output(무엇을 했는가)을 묻는 것이고, "그 팀의 성과는 무엇이죠?"라는 질문은 Outcome(무엇이 변했는가)을 묻는 것이다.
"성과는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달라졌는가'입니다."
이를 보여주는 예시로 줍깅(플로깅) 활동이 등장했다.
Activity - 시민 100명을 모아 주말마다 2시간씩 안양천에서 줍깅을 했다.
Output - 줍깅으로 1주일에 10리터 쓰레기봉투 5개만큼의 쓰레기를 치웠다.
Outcome - 매주 쓰레기 줍는 모습을 보던 시민들이 쓰레기를 덜 버리게 되면서, 동네에 버려지는 쓰레기량 자체가 줄었다.
더 정교한 모형으로 투입(Inputs)-활동(Activities)-산출(Outputs)-결과(Outcomes)-영향(Impact)의 5단계 논리모형도 함께 제시됐다. 발표자료는 이를 세 가지 실제 사례에 대입해 보여주었다.
구분
투입
활동
산출
결과
영향
교육
취약계층아동 300명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무상 교과교육 프로그램 기획·진행
교재 300권 배포, 100시간 무료교육
학습태도 개선, 자존감 향상, 교과성적 상승
학업 지속, 사회적 자립, 대학진학률 상승
시니어
시니어 50명
독거노인 등 지역 노인층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개선을 위한 건강체조 기획·진행
건강체조 월 2회씩 3개월 진행
시니어 근력 10% 증가, 우울 20% 감소
지자체의 시니어 건강지원정책 도입
봉사
자원봉사 참여 500명
지역주민 커뮤니티 기반 자원봉사 활성화 프로그램 기획·진행
총 10회씩 참여, 누적 5천 시간
시민참여 증가, 지역문제 현안·의제 제안 증가
지역주민의 지역문제 발굴 및 해결역량 강화
사업계획서 안에 이미 숨어있던 성과 지표 - 김해인 이사는 살림의 시범사업 계획서를 짚으며, 목표 문장 안에 이미 핵심 성과 후보 세 가지가 들어 있다고 읽어주었다.
1.
일자리를 통해 자기돌봄과 서로돌봄의 경험을 제공한다 → 사회관계 경험
2.
조기 발견을 통해 치매 진행 속도를 최대한 지연한다 → 의료적 성과
3.
사업의 추진을 통해 제도화로 이어진다 → 정책 성과
그런데 계획서를 보면 목표·기대효과·핵심 성과지표·측정 방식이 한데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네 층위를 분리하는 것이 다음 작업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핵심 성과를 먼저 명확히 정의하고, 그것을 어떻게 측정할지를 나누고, 측정의 세부 방식을 그 다음에 논의하는 순서.
의료지표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 발표자료는 이 지점에서 분명한 선을 그었다.
"MMSE 점수 개선은 임상적으로 중요하지만, 정책 담당자와 예산 결정자는 더 넓은 질문을 합니다."
그 질문은 세 가지였다.
"이 사업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비슷한 비용으로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나요?"
"이 모델을 다른 지역에도 적용할 수 있나요?"
"MMSE 점수는 필요조건입니다. 그러나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이 질문들에 답하려면 의료 데이터를 넘어선 사회적 성과가 필요하다며, 두 축을 나란히 제시했다.
의료·건강 성과
사회·역할 성과
치매 진행 속도 지연
사회참여 지속
인지기능 유지
역할 회복과 자존감
건강관리 행동 변화
함께 일하는 경험
지역사회 인식 변화
사회적 성과의 세 갈래는 다음과 같이 정의됐다.
역할 회복 - "나는 아직 쓸모 있다"는 감각
관계 형성 - 고립에서 연결로의 이동
자기효능감 - 스스로 결정하는 일상
"경도인지장애 일자리 사업에 있어 변화는 검사 점수가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의 삶의 질입니다. 의료적 성과와 함께 사회적 성과가 설명될 때, 이 사업은 의료 서비스를 넘어 사회 모델이 됩니다."
서정주 대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의견을 보탰다 - 의료적 지표를 핵심 3대 지표 중 하나로 넣어버리면, 사업 운영 입장에서 오히려 전략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인지적 개선처럼 의료지표로 확인 가능한 부분은 핵심 3대 지표 바깥에 두는 편이 전략적이라는 제안이었다.
"치매·경도인지장애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게 일반적이라, '좋아지는' 게 아니라 '늦추는' 것조차 쉽지 않은 영역이거든요. 그게 메인 지표가 되어버리면 오히려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어요."
단기·중기·장기로 다시 나누기 - 또 하나 중요하게 짚은 것은 시간 축이었다. 성과 지표를 리스트업한 뒤에는 반드시 단기·중기·장기로 분류해야 한다.
단기 - 지금 당장, 1년 안에 측정 가능한 것 (예: 참여자 소득 발생)
중기 - 지금 당장 성과가 나오진 않지만, 3년 뒤를 위해 지금부터 데이터를 쌓아두어야 하는 영역 (예: 설문조사를 지금부터 축적)
장기 - 측정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것을 관리 대상으로 두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을 보여주는 지표 (예: MCI 이환율 모니터링)
"3년쯤 후에는 분명 건강 지표에서도 개선되는 지점이 있을 텐데, 그때 가서 측정하려 하면 사전 데이터가 없어서 보여줄 수가 없어요. '우리 사업 되게 좋은 사업인데 설명할 수가 없네' - 이렇게 되는 거예요."

STEP 3 -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네 가지 측정 도구 - 발표자료는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을 네 갈래로 제시했다.
도구
설명
사회적 변화 설문
역할감·관계만족도·자기효능감을 측정하는 표준화 도구 활용(사전·사후 비교)
인터뷰 & 구술사
당사자의 목소리로 담는 변화의 의미 - 숫자가 담지 못하는 맥락을 채움
Carer Note & 운영기록
일상적 변화를 체계적으로 기록 - 가장 풍부한 질적 근거 자료
가족·지역 이해관계자
참여자 너머, 가족과 지역사회의 변화까지 포착하면 성과 범위가 확장됨
이해관계자별 핵심 성과 - "우리 사업만이 만들 수 있는 변화"라는 제목 아래, 이해관계자별 핵심 성과가 표로 정리됐다.
이해관계자
핵심 성과
MCI 참여자
역할감 · 자기효능감 · 사회참여 · 삶의 의미
건강이웃
치매 이해 · 협력 경험
가족
안심감 · 돌봄부담 감소
방문 대상 노인
정서적 지지 · 건강행동 변화
운영기관
지속 가능한 운영모델 구축
정책
제도화 가능성 및 확산 근거
Discussion: 참여자 외에 누구의 변화까지 성과로 볼 수 있을까요?
협력 구조 자체가 성과 - 의료기관·사회적협동조합·노인인력개발원·민간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모델 자체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작동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운영모델 성과라는 게 발표자료의 주장이었다.
Discussion: 만약 한 기관이 운영했다면 효과가 만들어졌을까요?
협력으로 만들어진 효과로는 대상자 발굴의 적합성 향상, 참여 지속성 향상, 안전한 활동 지원, 가족의 안심, 기관 간 정보 공유, 문제 발생 시 빠른 대응, 새로운 운영모델 구축 - 일곱 가지가 제시됐다. 협력기관을 인터뷰할 때 던질 수 있는 질문 네 가지도 함께 소개됐다.
이번 협력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점은 무엇입니까?
다른 기관과 협력하면서 새롭게 가능했던 것은 무엇입니까?
참여자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지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향후 제도화된다면 반드시 유지되어야 할 요소는 무엇입니까?
이 대목에서 실제 사례로 안성시 일죽면 목욕탕 리모델링 이야기가 더해졌다. O광고대행사가 "목욕탕 안전사고(미끄러짐, 냉탕 사고 등)를 줄이는 디자인 리모델링"을 기획했지만, 막상 운영을 맡길 곳을 찾지 못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결국 안성시 일죽면이 운영하는 목욕탕과 연결됐고, 그 과정에서 안성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료사협까지 점점 더 많은 기관이 합류했다. 디자인은 칸 광고제 등 세계적 상까지 받았지만, 한사평이 사업 초기부터 함께 들여다보며 내린 결론은 달랐다.
"이 사업이 얼마나 안전해졌느냐, 사망사고가 줄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이 많은 기관이 모여 서로의 자원을 내고 함께 목소리를 내고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낸 것 - 이 구조 자체가 이 사업의 진짜 성과였습니다."
은평인지마루도 비슷한 결을 갖고 있다고 짚으며, 참여 기관들 간의 연결 자체를 성과로 표현해볼 것을 제안했다. 실제로 몇 개월 단위로 협력관계를 도식화해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림이 점점 촘촘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설문 설계 - 추상어 대신 경험과 행동으로 - 발표자료는 좋은 설문과 나쁜 설문을 나란히 보여주며 설계 원칙을 설명했다.
BAD
GOOD
나는 자기효능감이 높아졌다.
나는 맡은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느낀다. / 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낀다. / 집 밖으로 나갈 이유가 생겼다.
설문 설계 5원칙도 함께 제시됐다.
1.
추상어 금지
2.
경험 중심으로 서술
3.
행동·변화 기준
4.
쉬운 문장 사용
5.
한 문항 = 하나의 질문
"좋은 설문은 경험과 행동으로 묻는다."
발표자료에는 MCI 참여자용 효과 조사 문항 예시가 항목별 참고 출처와 함께 통째로 실려 있었다. 거의 그대로 옮겨 쓸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어서, 다음 단계 설문 초안의 바탕으로 바로 쓸 수 있는 자료다.
자기효능감
나는 맡은 활동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느낀다. (Sherer 자기효능감 척도 + 공동모금회 척도집)
활동 중 어려움이 생겨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Sherer 자기효능감 척도)
나는 새로운 활동도 배워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효능감 척도 응용)
역할감(사회적 역할)
나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 (공동모금회 성과측정 척도집 - 사회참여·자아개념 영역)
나는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자아개념·역할감 관련 척도 응용)
사회참여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이전보다 자연스러워졌다. (공동모금회 사회참여 척도 + 노인일자리 연구)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늘었다. (사회참여 척도)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편안하다. (사회적 관계 척도)
사회적 관계
함께 활동하는 동료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사회적 관계 척도)
활동을 하면서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느낀다. (사회적 지지 척도, 공동모금회)
삶의 의미·자존감
나는 지금의 삶이 의미 있다고 느낀다. (삶의 만족·자아존중감 척도)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자기효능감/자아존중감 척도)
활동 만족 및 지속 의향
앞으로도 이 활동을 계속하고 싶다. (노인일자리 만족도 연구 응용)
다른 사람에게도 이 활동을 추천하고 싶다. (프로그램 만족도 척도)
MCI에 대한 인식 변화
경도인지장애가 있어도 충분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업 맞춤)
이 활동을 통해 앞으로의 생활에 자신감이 생겼다. (자기효능감 개념 응용)
참여자 10명인데 설문이 의미 있을까 - 발표자료는 일반 연구와 이번 시범사업을 나란히 대조했다.
일반 연구
이번 시범사업
통계적 유의성 검증
변화 방향 확인
대규모 표본 필요
반복 패턴 포착
집단 간 비교
사례 기반 설명
논문 게재 목적
제도화 근거 확보
"소규모 시범사업에서는 완벽한 통계보다 좋은 사례와 설득력 있는 기록과 성공 요인 확인이 더 중요합니다."
소규모 사업이 오히려 강점인 이유로는 세 가지가 제시됐다 - 개인별 변화를 깊이 있게 추적할 수 있다는 것, 참여자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정책 설득의 언어가 된다는 것, 운영 프로세스를 정밀하게 기록하면 재현 가능한 모델이 된다는 것.
"10명의 데이터도 체계적으로 쌓이면, '이 모델을 전국에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현장 토론에서는 이 원칙이 한 발 더 구체화됐다. 참여자가 10명뿐이어도, 일반화를 위한 평균값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패턴과 조건을 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오히려 소규모 사업이 유리하다는 것. "어떤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어떤 효과가 작동했다"는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려면, 누구에게 어떤 조건에서 무엇이 발생했는지를 세밀하게 기록해야 한다. 마치 MBTI 검사의 Yes/No 분기처럼, 우리 사업의 운영 조건과 과정 사이에서 어떤 변화가 어떤 성과로 이어지는지를 화살표로 그려낼 수 있어야 정책화에 쓸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정성적 사례 - "결국엔 스토리" - 정량 숫자를 강조하는 흐름이 많아졌지만, 그래서 오히려 아쉽다고 했다. D재단의 "희망가게"(한부모 가정 소상공인 지원사업) 10주년 성과공유회의 경험을 들려주었다. 누적 횟수, 시간, 금액을 담은 포토월은 1분도 채 머물지 않게 했지만, 한쪽 부스에 놓인 가위 하나 - 아이를 키우며 미용실을 시작한 사연이 담긴 물건 - 앞에서는 한 시간 가까이 머물렀다고 했다.
"결국엔 스토리다. 결국엔 사례고, 진짜 감동을 받았던 게 그거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정성적 사례 관리를 "할 것 같은" 일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체계성이다 - 누구에게, 얼마나 주기적으로, 어떤 질문으로 무엇을 확인할 것인지가 미리 설계되어 있어야 진짜 좋은 측정틀이라는 것.
이해관계자 풀리스트와 "카드 전략" - 사업이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는 참여자 한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한사평의 방식은 일단 모든 이해관계자를 풀리스트로 두고 핵심 성과를 다 측정·관리해두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에 따라 그때그때 필요한 카드를 꺼내 쓴다. 지금은 제도화를 목적으로 성과를 관리하지만, 2~3년 뒤에는 그 목적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원칙을 보여주는 사례로 H건설사 × K재단의 "꿈키움 멘토링" 사업을 들었다. 처음엔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의 변화만 측정하려 했는데, 실제로 살펴보니 대학생 멘토와 기업 임직원 쪽의 만족도가 오히려 더 높았다. 인터뷰 결과 세 주체 모두에게 성과가 발생하는 구조임을 발견했고, 사업의 핵심 메시지 자체를 "선순환 구조의 멘토링 사업"으로 바꾸고 사업명까지 변경했다.
"여러 이해관계자를 두루두루 살펴보고 우리 사업의 진짜 핵심이 무엇인지를 보는 순간, 방향성이 아예 달라질 수도 있어요."
설문 매칭 설계 - J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소아암·백혈병 아동 치료비 지원사업 사례도 소개됐다. 9개국에서 월드비전을 통해 통번역을 거쳐 아동과 보호자 양쪽에 설문을 진행했는데, 통계 분석 결과 아동의 효과가 높을수록 보호자의 효과도 높게 나타났다. 인과관계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두 그룹 사이의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이 방식을 차용해 수혜자(MCI 당사자)와 가족의 설문을 애초에 매칭 가능하도록 설계해두면, 두 효과가 서로 연결되는지를 나중에 확인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인식변화 측정을 위한 그룹 비교 설계 -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대기업 1층)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직원군과 이용하지 않는 직원군으로 나누어 설문을 비교했더니, "발달장애인도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질문 항목에서 뚜렷한 차이가 났다. 단순히 "인식이 얼마나 개선됐나요"라고 묻기보다, 대상자가 할 수 있는 기능을 단계별로 세분화한 문항으로 설계한 것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짝꿍으로 함께한 건강이웃 선생님과 그렇지 않은 선생님을 비교하는 식의 설문 설계도 같은 맥락의 아이디어로 제안됐다.
화폐화 성과(SROI류) - 두 가지 방법, 그리고 함정 - 화폐화 측정에는 크게 두 접근이 있다. 하나는 "동일 효과를 내기 위해 공공이 들이는 예산 대비 우리가 줄인 비용"을 추정하는 방식, 다른 하나는 "동일 사업의 비교 사례와의 차이"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후자는 비교 가능한 동일 사업 케이스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어렵다고 했다. 대부분은 전자를 택하되, 그 효과치 자체가 추정과 가정에 기반한다.
시나리오를 짤 때는 "이 사업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를 최악부터 최선까지 그려보되, 화폐화 성과 측정에는 최악이 아니라 최선 시나리오를 쓴다고 했다. 최악을 기준으로 삼으면 추정값이 과도하게 부풀려지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별 편익을 합산할 때는 중복 계산을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직원 봉사활동의 시간 가치와, 그 활동으로 아이들이 받은 교육의 시장가격을 둘 다 더해버리면 같은 가치를 두 번 세는 셈이 된다는 것. 어느 쪽을 택할지는 "더 높은 값"이 아니라, "이 사업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핵심 성과가 무엇인가"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1차년도엔 SROI를 권하지 않는다 - 의외의 조언이었다. 시범사업은 본질적으로 인프라를 만드는 단계이고, 인프라는 당해 연도에 성과가 나지 않는다. 애써 긁어모아도 숫자가 작게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 잘 만들어두면 이후 투입 없이도 계속 성과가 나는 구조가 되므로, 지금은 데이터만 관리하고 3~5년 뒤 한 번에 SROI를 보여주는 편이 전략적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당장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미래 성과로 추정하는 전략도 제시했다 - 현실적인 확장 계획(예: 내년 30명, 그 다음 해 120명)에 근거해 "3년 안에 투자 대비 3배의 사회적 가치"처럼 추정치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STEP 4 - 제도화를 위해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정책화를 위한 성과관리, 여섯 단계 - 발표자료는 소규모 시범사업의 성과관리를 사례연구, 혼합방법론(정량 지표와 이야기 결합), 운영 문서화(재현 가능한 절차와 매뉴얼) 세 갈래로 요약한 뒤, 정책화까지 가는 여섯 단계를 제시했다.
01 효과 확인 → 02 왜 효과가 발생했는가? → 03 어떤 조건에서 작동했는가? → 04 핵심 성공요인 파악 → 05 재현 가능한 운영모델 개발 → 06 정책화 제언
성과는 운영조건에서 만들어진다 - 이 단계를 은평인지마루에 그대로 적용한 표가 실려 있었다.
구분
내용
01 운영조건
2인1조 활동 · 건강이웃 매칭 · 초기 교육 · 사례회의 · 치매안심센터 연계 · 의료진 피드백 · 가족의 지지
02 운영과정
참여자의 적응 과정 ·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 · 어떤 지원이 효과적이었는가 · 언제 변화가 시작되었는가
03 성과
역할감 향상 · 자기효능감 향상 · 사회참여 증가 · 활동 지속
04 정책
MCI 노인일자리 운영모델 제안
발표자료는 이 네 단계를 하나의 문장으로 잇는 예시도 보여주었다.
"건강이웃과 2인1조 활동, 초기 집중지원, 정기 사례회의를 함께 운영한 참여자에게서 역할감과 사회참여가 크게 향상되었다."
그리고 이것과 대조되는, 흔히 빠지기 쉬운 약한 서술도 짚었다 - "교육을 실시했더니 효과가 있었다", "10회차의 회의를 통해서 정보 교류를 했다"는 식의 문장은 운영조건과 성과를 연결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데이터 축적에서 제도화까지 - 마지막 흐름은 네 단계로 요약됐다.
데이터 축적(사회적·의료적 성과를 체계적으로 기록) → 모델 정교화(운영 프로세스와 협력 구조를 문서화) → 정책 제안(재현 가능성과 비용효과성 근거 제시) → 제도화(공적 자금·규제·정책 연계 달성)
Discussion: 이 성과들이 축적된다면 정책 담당자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요? 무엇으로 설득할 수 있을까요?
활동과 성과를 혼동하지 않기 - "오늘 이 회의 자체도 성과에 들어가나요?"라는 질문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오늘의 회의는 Activity다. 그 회의를 통해 사업이 더 잘 운영되고, 그래서 사회성과 같은 Outcome이 좋아졌다면 그게 성과로 연결되는 것이지, "회의를 통해 역량이 강화됐다"는 것 자체는 - 이 사업이 실무자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 아닌 한 - Outcome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협력기관들의 연결이 더 촘촘해졌다는 식의 표현이라면 Collective Impact 구조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단서는 남겼다.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실행 제안 - 발표자료의 마지막 본문 페이지는 추상적 결론이 아니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네 가지 실행 항목이었다.
1.
사회적 변화 측정 도구 추가 - 역할감·사회적 연결감·자기효능감 관련 검증된 설문 1~2개를 사전·사후에 실시
2.
이해관계자별 성과 정의 - 참여자, 가족, 운영기관 각각의 성과 항목을 한 페이지로 정리
3.
운영 프로세스 문서화 - 협력 구조와 의사결정 흐름을 시각화하여 재현 가능성 확보
4.
사례 스토리 3건 이상 수집 - 구술사·Carer Note·인터뷰를 결합한 개인 변화 사례를 정책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
"성과관리는 사업을 평가하는 일이 아니라, 사업의 성공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다른 지역에서도 재현 가능한 정책 모델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분들도 지역사회 안에서 역할을 가지고, 함께 일하며, 서로 돌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 - 그것이 이 사업의 가장 중요한 성과입니다."
"이 사업의 성과관리 전략은 사업을 평가하는 일이 아니라, 사업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일입니다."

조직 안에서 성과관리를 설득하는 법

후반부 Q&A에서는 측정 방법론을 넘어, "어떻게 조직 내부를 설득할 것인가"라는 보다 현실적인 질문들이 오갔다.
"방향 의지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의지라는 게, 알아야 생기는 거잖아요. 일단 모르면 알려줘야 하는 게 가장 먼저예요."
리더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도 짚었다. 커머셜 파트의 목소리 큰 임원들이 자꾸 물을 흐리는 경우, 중간지대에 있는 구성원들의 마음(민심)을 움직이는 보텀업 전략이 함께 필요하다고 했다. 리더가 아무리 의지가 있어도, 직원들이 보편적으로 공감하지 못하면 커머셜 리더들도 함부로 못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사평이 성과측정을 의뢰받았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설문 설계가 아니라 교육 워크숍이라고 했다. 조직 상황을 보고 "이건 다 같이 알아야겠구나" 싶으면, 일단 전체가 모이는 자리를 만들어 대표가 직접 강의를 한다. 그 공감대와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이 모든 것에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길고양이 돌봄사업의 프레이밍 - 같은 일도 언어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방식이 다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인천 지역 시범으로 운영 중인 길고양이 돌봄 일자리 사업 이야기가 사례로 다뤄졌다.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사업이라 국민신문고 민원이 거의 매일 들어온다고 했다. 김해인 이사의 조언은 명확했다 - "돌봄"이 아니라 "지역사회 개체수 관리·모니터링"으로 프레임을 바꾸면 민원이 줄어든다는 것. 실제로 이 사업은 먹이를 주는 게 아니라 개체수와 중성화 여부를 조사·기록하는 데 가깝다는 점을 짚으며, 긍정적인 의견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별도로 만들어두는 것도 함께 제안됐다.
이 일화는 그날 논의의 더 큰 결론과도 맞닿아 있었다 - 같은 활동도 어떤 언어로 설명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사업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것. 은평인지마루가 "치매 예방 프로그램"으로 읽히는지,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읽히는지, "지역사회 협력 모델"로 읽히는지에 따라 설득해야 할 대상도, 꺼내야 할 카드도 달라진다.

은평인지마루 사업에 구체적으로 남겨진 것들

발표자료의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실행 제안" 네 항목을 기준으로, 논의 과정에서 이미 진행 중이거나 가능성으로 떠오른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사회적 변화 측정 도구 추가
건강이웃 사업 참여자 약 130명을 대상으로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태도 척도 사전조사는 이미 완료된 상태. MCI 당사자와 함께 1년간 짝 활동을 거친 뒤 사후조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당사자도 동등한 사회 구성원·파트너로 보는 인식"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할 계획.
발표자료의 MCI 참여자용 문항 예시(자기효능감·역할감·사회참여·사회적관계·삶의의미자존감·활동만족·MCI 인식변화 7개 영역)를 바탕으로 사전·사후 설문 초안을 만들 수 있는 단계.
② 이해관계자별 성과 정의
현장에서는 MCI 당사자를 짝꿍 활동 중 "인턴"으로 소개하며 기능 차이를 자연스럽게 가리는 방식으로 운영 중. 이 부분이 건강이웃 짝꿍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가장 조심스러운 지점이라는 점이 공유됐다 - "다들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뭔가 다르다는 건 감지하고 있는" 분위기라는 것.
건강이웃 사업의 전년도 만족도 조사는 매우 높게 나타났고, 주 1회 방문을 2회 이상으로 늘려달라는 요구가 다수 확인됨.
③ 운영 프로세스 문서화
MCI 이환율 등 의료지표는 핵심지표가 아니라 장기 모니터링 지표로 가볍게 관리하기로 의견이 모임.
의료적 효과를 핵심 3대 지표 중 하나로 넣기보다, 사회적 성과(역할 회복·관계 형성·자기효능감) 중심으로 핵심지표를 구성하고 의료지표는 보조 데이터로 축적하자는 방향에 무게가 실림.
④ 사례 스토리 수집
소득 발생은 가장 객관적인 단기 Outcome으로 이미 확보된 상태 - 다만 화폐가치보다 "참여 활동 자체의 의미"가 더 본질적이라는 점도 함께 짚어짐.
기훈님, 김은옥 선생님 등 프롤로그에서 다룬 개인 변화 사례들이 곧 발표자료가 말한 "구술사·Carer Note·인터뷰를 결합한 사례 스토리"의 원재료다.

다음 스텝

자리는 결론을 내리기보다, 다음 합의를 위한 디딤돌을 놓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1.
핵심 성과 합의 - 1차년도 시범사업에서 "이것만큼은 반드시 확인하자"는 핵심지표 2개 이상을 추가 논의를 거쳐 서면으로 합의하기로 함.
2.
단기·중기·장기 블록 초안 - 의료적 지표는 이미 갖춰져 있으니, 사회적 성과를 단기·중기·장기로 구분한 블록 초안을 우선 작성해 다시 논의하기로 함.
3.
MCI 성과보고회 - 9월 18일(금) 오전, 건강이웃 사업 전체와 묶어 진행 예정. 건강이웃 참여자 약 130명 + MCI 참여자 10명 = 참여자 약 140명, 관계자 포함 150명 이상 규모. 근무시간을 고려해 오전 9시 30분~12시 30분 사이 3시간 프로그램으로 설계 중.
4.
한국에자이 신입사원 현장 동행 - 마침 자리를 비운 한국에자이 서미경(미미) 대리를 대신해, 사이임팩트 서정주 대표가 한국에자이 측 입장에서 제안한 사항. 근무시간의 1%를 현장에서 쓰는 사내 제도를 활용해 신입사원들이 건강이웃 선생님들과 동행하거나 MCI 참여자들의 월요일 정기모임·그림책 그리기 활동에 배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로 함. 1:1 가정방문은 부담을 줄 수 있어 제외하고, 거점 모임 위주로 조율하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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