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인지마루 회상 프로그램 참관 기록
방문 개요
항목 | 내용 |
프로그램명 | 인지마루 회상학교 (디카페 운영, 운영비 일부 지원) |
방문일 | 2026년 7월9일 |
회차 | 제6회 |
주제 | 명절에 대한 추억 |
참여 대상 | 지역 어르신 약 10여 명 (조합원 및 지역 참여자 혼합) |
진행 시간 | 약 1시간 |
참관 목적 | 부천 치매돌봄 리빙랩 — 피어서포트·회상요법 프로그램 설계를 위한 현장 관찰 |
인지마루는 부천 지역에서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회상학교로, 일본 이바라키현 도리데시에서 10년 이상 진행돼 온 회상요법 모델을 국내에 접목한 사례다. 한국회상요법학회와 일본회상요법학회가 공동연구회 형태로 교류하며 현장 사례를 축적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프로그램 진행 흐름
1) 도입 — 인사와 미소 나누기
참가자들이 옆 사람과 짧게 인사를 나누며 시작했다. 매 회차 반복되는 이 짧은 의식이 "오늘도 왔다"는 소속감을 만드는 장치로 작동하는 듯 보였다. 실제로 강사는 "처음엔 시간 맞춰 오시던 분들이 지금은 아예 일찍부터 나와 계신다"고 전했다.
2) 인지활동 강의 — "기억을 유지한다는 것"
이날 강의 주제는 감정이 결합된 기억이 오래 유지된다는 내용이었다. 강사는 다음과 같은 핵심 메시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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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암기보다 즐거운 상상과 감정을 결합한 기억이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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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을 "지겹다"고 여기지 말고, 반복해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계속 들어주는 것이 기억 유지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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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0~15세 사이의 기억을 신나게 되짚는 것이 인지 자극에 효과적이다.
강사는 딸이 어머니의 반복되는 이야기에 "재밌다, 또 해줘"라고 반응하는 것을 훈련의 예시로 들며, 보호자·활동가가 취할 태도를 구체적으로 안내했다.
3) 신체활동 — 웃음체조·손가락체조
손가락을 이용한 순차운동, "파"를 활용한 언어유희 체조("아픈 거 다 날려버리는 파"), 산토끼 동요에 맞춘 동작 등으로 뇌 자극과 신체활동을 결합했다. 유쾌한 분위기 조성이 이어지는 소그룹 대화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4) 소그룹 회상 대화 — "명절에 대한 추억"
참가자들이 자원봉사 진행자(1인당 어르신 1~2명 전담)와 짝을 지어 개별 대화를 나눈 뒤, 전체 자리로 돌아와 각자가 들은 이야기를 요약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별 이야기 스케치 (실명 비공개)
아래는 소그룹 대화에서 나온 내용을 진행자가 전체 앞에서 요약 발표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실명은 모두 익명 처리했다.
① 80대 남성, 충청도 출신
4형제 중 셋째로 태어나 형들의 학업을 위해 스스로 진학을 포기하고 농사를 지었다. 이후 인천을 거쳐 부천으로 이주해 자수성가했으며, 배움에 대한 갈증을 "평생학생"이라는 철학으로 승화시켜 살아왔다고 밝혔다. 세 개의 수첩에 일과와 좋은 문장을 기록하는 습관을 30년 넘게 이어오고 있으며, "말투는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는 자신만의 좌우명도 소개했다. 명절보다 가족의 화목과 자녀 교육에 대한 신념을 더 많이 이야기했고, 대가족이 함께 모이는 설·추석 풍경에 대한 자부심이 컸다.
② 어촌 지역 출신 어르신
평소 귀한 생선을 명절에만 맛볼 수 있었던 기억, 정월대보름 줄다리기를 위해 마을 전체가 볏짚을 공동으로 모아 새끼줄을 꼬던 풍경을 생생하게 전했다. 처음 얻어 입은 명절 옷(검정 '가다마이'와 고무신)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하며 밝게 웃었다는 후기가 있었다.
③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여성 어르신
외조부가 제약회사를 운영하다 6·25 때 납북된 가족사를 지녔다. 가사도우미가 있었을 만큼 유복했던 유년기로, 명절빔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없으나 어머니가 완벽하게 송편 반죽을 하던 모습, 명절마다 고향에 갈 때 옷을 잘 차려입혀 보내던 어머니의 손길을 회상했다. "엄마가 돌아가신 지 17년 됐는데 보고 싶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는 진행자 소감이 있었다.
④ 90대 여성, 유교적 가풍 속 성장
"고기는 1년에 한두 번"이었던 궁핍한 유년, 집에서 절구로 떡을 치던 노동집약적 명절 준비 과정을 상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13세에 시집가 음식을 전혀 배우지 못했던 경험 때문에 자녀에게는 반드시 음식을 가르치겠다고 다짐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⑤ 부정적 정서가 강했던 사례
마포 출신 어르신은 명절에 대한 기억을 "생각하기 싫다"고 표현했다. 계모 밑에서 자란 유년, 추운 기억만 반복해서 언급하는 패턴을 보였다. 진행자는 이 사례를 통해 부정적 기억이 나올 때는 더 구체적인 질문(누구와 함께, 무엇을 먹었는지 등)으로 들어가 긍정적 디테일을 끌어내는 기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유했다.
⑥ 90세, 청각 저하로 소통이 어려웠던 사례
일제강점기에 부모를 여의고 조부모 밑에서 외롭게 자란 기억, "토설(吐說)"이라는 표현으로 이곳에 와서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 자체가 치유적이라는 소감을 남겼다. 신체적 쇠약(탈장 등)이 진행 중임에도 꾸준히 참여하는 점에서, 진행자는 "돈이 효도"라는 말을 체감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⑦ 이주 배경을 지닌 사례(중국 출신)
30대에 한국에 정착, 자녀를 두고 온 경험으로 명절에 대한 뚜렷한 추억이 적었으나, 고향의 독특한 명절 음식 문화(삭힌 두부, 백김치와 돼지고기 조합 등)를 상세히 전했다.
진행 기법 관찰 - 실무에 참고할 지점
1.
반복 서사에 대한 대응: 인지저하가 진행 중인 참가자의 반복 이야기는 교정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 "몇 번째로 나오셨는지"와 같은 사실 확인도 강요하지 않았다.
2.
부정적 기억 다루기: 회피하거나 무리하게 긍정으로 전환하지 않고, 세부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다른 긍정적 장면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을 취했다.
3.
1:1 전담 매칭: 진행자 1인이 어르신 1~2명을 전담해 밀도 있는 대화를 이끌고, 전체 공유 시간에 요약 발표하는 이중 구조가 효과적으로 작동했다.
4.
개인정보 보호: 이름을 기록하지 않고 개인정보 동의서를 받아 진행하며, 외부 제출용 자료에는 실명을 배제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었다.
프로그램 종료 후 논의 - 확장 가능성
세션 종료 후 진행팀과의 짧은 대화에서 다음과 같은 논점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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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관리와의 연계 필요성: 현재는 회상 활동이 참가자의 정보를 풍부하게 파악하는 데는 효과적이나, 이 정보가 케어매니저·주치의 등 실제 돌봄 체계와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정량·정성 평가를 통한 데이터화 및 추이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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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공동연구 기반: 일본 이바라키현 도리데시에서 10년 넘게 축적된 회상요법 노하우를 국내에 도입한 사례이며, 한일 양국의 회상요법학회가 NPO/보건복지부 인가 기관으로서 공동연구회를 운영, 매달 학술지를 발행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리빙랩 관점에서의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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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마루 사례는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이야기를 들어주는 관계 맺기"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부천 인지마루가 지향하는 동료지지·주체성 철학과 결이 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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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재는 돌봄 체계와의 데이터 연계가 부재한 상태로, 이는 향후 부천 리빙랩이 채워야 할 통합 돌봄 연계 기능의 실증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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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리데시·한일회상요법학회와의 네트워크는 향후 리빙랩 국제 협력·자문 채널로 검토해볼 만하다.
참여 소감 인터뷰 — 프로그램에 대한 어르신의 직접 평가
세션 종료 후, 진행자가 첫 발표를 맡았던 80대 남성 어르신(4형제 중 셋째, 부천 정착 성공담을 나눈 분)께 별도로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질문했다. 이 어르신은 이 회상학교에 3~4회 참여한 상태였다.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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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아쉽다. 이런 프로그램이 많이 있어야 한다"며, 아직도 방 안에 혼자 있는 고립된 어르신들이 이런 모임에 나와 서로 소통하고 즐거운 프로그램으로 마음을 풀 기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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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속한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 이런 모임이 있다는 것을 주변에 알렸다.
참여 확산(홍보)에 대한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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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참여자를 늘리는 방법에 대해 "홍보가 우선"이라고 답했다. 조합 내 '홍반장' 같은 자원활동 체계가 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활용이 어려웠던 경험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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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입소문(구술 전파)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재미있었다, 즐거웠다"는 참여자의 직접 경험담이 다른 사람을 데려오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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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동아리·계층별 활동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조합이 시민 의료 활동만 하는 줄 알지, 이런 활동까지 하는지 모르는" 인지도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정책·재정 지원에 대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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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이 드는 일이니, 제도와 정책 안에서 세금으로도 이런 프로그램이 뒷받침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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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며, 그 필요성을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토설(吐說)" - 참여 자체에 대한 정서적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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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로, 청각 저하가 있던 90세 어르신은 프로그램에 대해 본인의 표현으로 "토설을 하니 좋다"는 소감을 남겼다. 진행자는 이를 "뱉어내니까 좋다"는 의미로 해석했으며, 이야기를 꺼내놓는 행위 자체가 정서적 해소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