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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 [강의] 울산 남목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_돌봄사회로의 전환

돌봄사회로의 전환 — 리빙랩으로 만들어가는 돌봄전환

일시
2026. 7. 27
장소
울산 남목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강사
서정주 (사이임팩트 대표 / 한국리빙랩네트워크 돌봄전환 PD)
참석
센터 직원,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마사협), 마을활동가 등

1. 체크인

강의 시작 전 참여자 전원이 포스트잇에 이름 / 역할 / 우리 마을에서 해보고 싶은 돌봄 활동을 작성한 뒤 2조로 나눠 조별 소개를 진행했다.
참여자 발언 요약
센터 직원 중 한 명은 기관 내 제작 툴킷 '건강해보살'(신체적·정서적·사회적 먹거리 커뮤니티 활동)을 오래전부터 구상해뒀으나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강의를 계기로 꺼내보고 싶다고 밝혔다. 가족 중 경도 치매 어르신이 계신 직원은 치매 관련 교육을 최근 수료했고 돌봄 연결에 관심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또 다른 매니저는 '나의 노후는'이라는 주제로 주민과 정기 커뮤니티 활동을 기획해보고 싶다고 했다.
마을활동가 중에는 노인복지관 어르신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는 선배시민히어로즈 봉사단 활동을 하고 있다는 분이 있었고, 남목수호대 운영을 맡고 있는 분은 "매주 주민들과 만나 근황을 나누고 지역을 돌아다니며 플로킹과 방범을 하는 것도 사람이 아닌 지역 전체에 대한 돌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노인 인재 활동강사와 세대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참여자는 "어르신들이 공통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동네에 노인들이 쉴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장년 돌봄에 대한 문제의식도 여러 명에게서 제기됐다. 한 참여자는 "취약계층 아동이나 시니어 분들 관련 돌봄은 있는데 40~50대 중간에 낀 세대의 돌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타임뱅크도 공부 중인데 이런 프로그램과 연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을활동가 중에서도 "50~60대가 65세 노인 기준으로 넘어가기 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은퇴 후 다양한 걸 배워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세대 연계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 다른 주민은 "안전 돌봄 — 신체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안전한 돌봄"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강사 반응
참여자 발언에 대해 강사는 다음과 같이 응답하며 강의 맥락을 연결했다.
남목수호대 활동에 대해서는 "돌봄이란 사람뿐만 아니라 환경, 우리 주변의 지역사회를 돌보는 것도 포함된다고 트론토가 말했다. 수호대 활동은 그 의미에서 충분히 돌봄 활동"이라고 정의해주었다. 중장년 돌봄에 대해서는 마포의 '이음' 프로젝트 사례를 소개했다. "주로 1인 가구 위주였지만, 고립돼 있는 분들이 각자 잘하는 것을 서로에게 가르쳐주고 끝나고 밥을 같이 먹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만족도가 높고 우울감도 많이 떨어지더라"고 했다. 노후 준비에 대해서는 일본의 종활(終活) 활동을 소개하며 "우리나라도 몇 년 이내에 이런 활동이 필요해지지 않을까"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2.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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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초고령화 사회의 변화와 도전
고령화의 속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이면 고령화 사회, 14%이면 고령사회, 20%이면 초고령사회다. 한국은 2024년 12월 초고령사회에 공식 진입했다. 문제는 속도다. 프랑스는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39년이 걸렸지만 한국은 7년이 걸렸다. 사회가 준비할 새도 없이 진입한 것이다. 이 속도 안에서 노년 인구에 필요한 사회적 제도, 인프라, 서비스, 사람들의 역량 강화가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지역사회 인프라 붕괴의 연쇄 효과
고령화가 진행되면 무엇이 문제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평은 이미 수년 전에 산부인과가 아예 없어져 젊은 사람들이 이주하기 어려워졌다. 제주도는 소아 신경과가 없어졌다. 인구가 줄면서 생긴 일이다. 이 상황의 심각성은 뇌전증 리빙랩 사례로 확인된다. 뇌전증이 있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의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응급실에서 "이 아이는 희귀질환이 있어서 어떤 처치에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기 때문에 치료해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원래는 있었던 의료 인프라가 인구가 줄면서 사라진 결과였다.
먹거리 접근도 마찬가지다. 슈퍼가 없어져 음식을 구하기 어려운 '식량 사막화'가 지역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쿠팡 배달도 안 되는 지역이 늘고 있으며, 행정안전부 사업 심사에서도 이 문제를 이슈화한 팀들이 많이 있었다. 인프라의 붕괴는 병원→학교→버스→은행→상수도·치안으로 연쇄된다.
고독사와 1인 가구, 그리고 연결의 중요성
고독사의 87%가 1인 가구이며, 그 중 남성 비율이 72%다. 지역사회와의 연결망이 여성에 비해 취약한 경우가 많고, 경로당이나 치매안심센터에서도 남성 참여자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상주 주민 주도 리빙랩 방문 당시 들은 사례가 인상적이었다. 한 100명 정도 사는 마을에서 얼마 전 주민 한 분이 고독사하셨는데, 평소 왔다 갔다 인사하며 알고 지내던 사이였음에도 며칠 안 보일 때 들어가 보지 못한 것에 주민들이 굉장히 후회스러워했다. 관계와 연결이 삶과 죽음의 경계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예비역량(Reserve Capacity)
중장년 돌봄 활동의 중요성과 관련해 '예비역량(Reserve Capacity)'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노인이 되기 이전에 사회적으로 얼마나 연결되고 활동해왔는지에 따라 뇌와 신체의 용량이 저축되듯 쌓여서, 나중에 같은 치매 진단을 받더라도 일상을 더 잘 영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수녀님들이 치매에 걸려도 마지막까지 일상 유지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는 연구가 있는데, 삶의 루틴이 잘 설계되어 있어서 그 패턴을 계속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배회 감지기는 배터리 충전도 잊어버리고 안 가지고 나가시지만, 핸드폰은 꼭 들고 다니시는 것처럼 — 자기 삶의 패턴들을 잘 만들어 놓으면 더 잘 나이 들 수 있다.
2-2. 돌봄의 주변화
추상적 노동자의 함정
우리 사회는 표준 인간을 상정하고 그에 맞춰 근로계약, 주거, 제도를 설계해왔다. 그 표준이란 '돌봐야 할 가족도, 아픈 몸도 없는 독립적이고 건강한 남성 노동자'다. 이 모델에 맞지 않는 돌봄이나 아픔은 생산성이 없는 것, 경제 활동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간주되어 사회 구조 밖으로 밀려난다.
강사 본인이 HR(인사관리)을 오래 했던 경험을 예로 들었다. 회사에서 갑상선암에 걸린 직원이 있었는데, 방사선 치료와 주기적 검사 때문에 병원 스케줄이 계속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병가 제도는 이렇게 수시로 병원에 다니는 상황을 인정해주지 못하는 구조였다. 사람들이 실제 필요한 방식에 맞게 제도가 조정돼야 한다는 것을 암 경험자 리빙랩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암에 걸렸다는 것을 20년째 배우자 부모님께 말씀 못 드리고 사는 분들도 있고, 처음엔 반대할까 봐 얘기 안 했다가 나중엔 배신감 느낄까 봐 계속 숨기고 사는 분들, 회사에서 버티다 버티다 퇴사하는 분들 — 이 모두가 아프지 않은 사람만 고용하는 구조에서 비롯된다.
트론토의 세 가지 경계
조안 트론토(Joan Tronto)는 돌봄이 주변화된 이유를 세 가지 경계로 정리한다.
첫째, 도덕과 정치의 분리다. 돌봄을 개인의 도덕적 덕목으로 규정하면 정치·경제 구조의 문제로 보지 않게 된다. '저 청년은 부모님을 잘 모신다, 효자다'로 끝나버리면 이것이 사회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이 생기지 않는다.
둘째,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분리다. 돌봄을 집 안의 일로 가두면 공적 제도 설계에서 배제된다. '집안일이잖아요'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셋째, 특권적 무책임이다. 돌봄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돌봄 정책을 결정하는 구조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 설계에 들어가지 못한다.
2-3. 돌봄사회와 사회적 자본
돌봄과 커뮤니티의 어원
'케어(Care)'의 고대 영어 어원 'caru'는 슬픔, 걱정, 무거운 짐을 함께 지는 것이다. 혼자 감당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짐을 함께 드는 행위다. '커뮤니티(Community)'도 마찬가지다. 'Cum(함께)'과 'Munus(과업, 의무)'의 결합으로, 공동체란 과업을 함께 짊어지는 사람들이다. 즉 돌봄은 처음부터 개인의 일이 아니라 공동의 의무였다.
트론토는 돌봄을 "우리가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도록, 우리의 세상을 바로잡고 지속시키고 유지시키기 위해 하는 모든 활동"으로 정의했다. 삶을 유지하는 모든 일상적 활동이 돌봄이며, 인간뿐 아니라 사물과 환경에도 적용된다. 돌봄은 선택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조건이다.
사회적 자본과 건강
로버트 퍼트넘(Robert Putnam)의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은 예전에는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볼링도 같이 치고 했는데 이제는 혼자 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출발점으로 한다. 공동체 활동이 줄어드는 것은 단순히 여가가 감소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자본의 상실로 이어지고, 건강과 민주주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사회적 자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구체적인 연구로도 확인된다. 사회적 네트워크는 치료비, 회복기의 간호, 환자 수송의 안전망이 되고, 건강한 생활 규범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적으로 단절된 사람들은 긴밀한 유대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사망할 가능성이 2~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존 카시오포(John Cacioppo)의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은 인지저하·치매 발병 위험을 1.64배 높이는 생물학적 위험 요인이다.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심혈관질환, 우울,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리스크다. 이 점에서 치매 노인 관련 활동을 하고 싶다는 분들께, 사회적 연결과 사회적 참여가 치매 예방이자 악화 방지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각 손실이 고립을 가중시키고 치매를 악화시킨다는 연구도 많다.
건강보험공단 전 이사장 김용익 선생님이 최근 쓰신 글의 맥락도 언급했다. 고립을 방치했을 때 사회가 지출하는 비용이 지금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데 드는 비용보다 훨씬 많다. 선제적·예방적으로 해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
돌봄 민주주의가 말하는 전환
지금 현실에서 돌봄은 여성·취약계층의 몫이고, 돌봄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이 정책을 설계하며, 돌봄은 무상 혹은 저임금 노동이고, 책임은 개인과 가족에게 전가된다. 돌봄 민주주의에서는 이것이 반전된다. 돌봄이 모두의 책임이 되고, 돌봄 제공자가 정책을 설계하며, 돌봄이 경제적으로 인정받고, 연대(Caring With)가 이루어지는 사회다.
작년 '시민 백인 돌봄 회의'에서 100명의 시민이 돌봄 사회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논의한 결과 17가지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그 중 '전 국민 돌봄 교육'이 인상적이었다. 유치원·초등학교 때부터 우리는 서로 돌봐야 하고 돌봄을 받는 존재라는 것을 아이들이 이해하고 성장해야 성인이 되어서도 바뀔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2-4. 나우(NOW) 프로젝트 사례 및 영상
나우(NOW)는 '나를 있게 하는 우리'의 약자로, 2015년부터 진행한 공동음악창작 프로젝트다. 나이가 들어도, 장애나 질병이 있어도 나답게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사회적 자본 구축이 목표였다.
전문 뮤지션이 작곡하고 마을 주민들이 작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내가 제안한 노랫말이 노래가 돼서 음원으로 나오고 TV에 BGM으로 나오는 걸 보고 아이들도 어른들도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다. 장애인식개선, 고령화, 뇌전증, 돌봄, 암, 경도인지장애, 공동체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했으며, 마지막 2년은 울산을 포함한 전국 7개 마을 주민들과 같은 멜로디를 마을 특성에 맞게 편곡해 진행했다.
예산에 대해 물어보는 분들이 많은데, 각각의 기관들의 목적 사업과 연결해 협력하는 구조로 진행했다. 울산 같은 경우 음악 창작소와 같이 했고, 에자이에서 펀딩한 부분도 있었지만 기관별 협력 사업으로 연결한 것이 핵심이었다.
이어서 울산 디스코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평동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영상으로, 강의 중 10분간의 휴식과 함께 상영했다.
암 경험자 사례도 소개했다. 훌라 강사 자격증을 딴 암 경험자가 항암 치료 중인 입원 환자들 앞에서 공연을 했는데, 공연하는 분도 보시는 분도 다 같이 우셨다고 한다. 또 뇌전증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아이의 그림으로 굿즈를 만들어 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에게 뇌전증 아이들의 어려움과 포용적 환경 필요성을 담은 메시지와 함께 전달하기도 했다.
2-5. 돌봄사회로의 전환과 리빙랩
시스템 전환의 의미
자동차의 엔진 오일을 가는 것이 '개선'이라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바꾸는 것이 '전환'이다. 돌봄 예산을 늘리는 것은 개선이지만, 돌봄을 '가족의 짐'에서 '사회의 필수 인프라'로 재정의하는 것은 전환이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각자도생, 시설 중심, 전문가 주도에서 지역사회 공생, 일상 중심, 사용자 주도로의 전환이다. 갈등과 피로감은 시스템의 DNA가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강한 통증이다.
리빙랩이란 무엇인가
리빙랩을 처음 들어보신 분들이 계셨는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이라고 보면 된다. 기존의 실험실(랩)은 가운 입고 솔루션을 만들어 사회에 가져다 주는 방식인데, 사회적 문제는 그렇게 해결되지 않는다. 육아, 고령, 돌봄 같은 문제는 삶의 현장에서 계속 시도하고 실험하고 고쳐가면서 풀어야 한다.
쉼터 문제를 예로 들면,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고, 이를 바꾸기 위한 지자체의 역할이 필요하고, 물리적으로 만들기 위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필요하고, 효과를 증명하기 위한 연구적 접근도 필요하고, 학교와 협력해 학생들과 함께 만드는 활동도 가능하다. 이렇게 민·산·학·연·관이 협력하되 사용자인 주민의 목소리가 중심에 있는 것이 리빙랩이다.
경험전문가
지식이라는 것이 책에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살면서 맥락 속에서 알게 되는 지식이 있다. 치매를 경험하거나, 희귀병을 겪거나, 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만이 아는 일상 속 지식들이 있다. 사회가 이것을 잘 활용해야 포용적이고 모두에게 편안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전문가가 말하는 "하루 30분 산책과 균형 잡힌 식단이 필요합니다"는 교과서적 정답이지만, 경험전문가인 당사자는 "우리 마을 뒷길은 가파르니 앞마당 평상이 낫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보라색 꽃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시니 그 길로 산책로를 만듭시다"라고 말할 수 있다. 정책이 놓친 그 소중한 삶의 조각들을 찾아내어 다시 빛나게 하는 것이 리빙랩을 하는 이유다.
환자를 치료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기술을 터득한 경험 전문가로 정의하는 것 — 이 관점의 전환이 돌봄 리빙랩의 핵심이다.
2-6. 돌봄리빙랩 사례
D-LAB (치매리빙랩) 및 인지마루
2023년 4월 협약으로 시작해 현재 전국 14개 지역, 17개 단체와 협력 중이다. 울산 남목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D-LAB 협력기관으로 이미 참여하고 있다. 남목에서는 인지마루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다.
D-카페(현 인지마루), 치매돌봄가족 자조모임 가이드북, 알로하하하(하와이 훌라댄스 인지강화 프로그램), 정원치유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정원치유 프로그램은 영국에서 배워온 전문가와 에자이의 펀딩을 결합해 치매안심센터에서 1년간 운영한 뒤 효과를 책으로 정리했고, 현재 부산사회서비스원의 공식 바우처 프로그램으로 들어간 사례다. 좋은 솔루션을 리빙랩으로 실험하고 국가 제도로 들어가게 하는 과정이 이렇게 이루어진다.
에필랩 (뇌전증 리빙랩)
뇌전증 당사자와 가족들이 모여 일상의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해결하는 활동이다. 제주도에서 뇌전증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가 "제주에선 소아 뇌전증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없어 비행기 타고 육지로 와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한 것에서 시작했다.
현황 보고서 작성 → 도의회 토론회 개최 → 정책 제안서 제출 → 다큐멘터리 제작 및 크라우드 펀딩 순서로 진행됐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올린 짧은 티저 영상을 제주도 교육감이 보고 "내가 이걸 보고 아무것도 안 할 수가 없다"고 했고, 2025년 제주도 교육청 난치병학생 지원제도에 뇌전증이 포함되면서 연간 300만 원 이동·체제비 지원이 가능해졌다. 작은 목소리에서 시작해 제도가 바뀐 사례다.
통합돌봄과 리빙랩의 연결
올해부터 통합돌봄지원법이 시행됐는데, 통합돌봄도 리빙랩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이 연계되고 사용자 중심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통합돌봄은 건강, 돌봄/요양, 주거, 사회적 관계 네 가지를 다루는데, 특히 도시재생 현장에서는 고립감, 외로움, 갈 곳 부족 문제를 리빙랩적 실험으로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다.

3. 체크아웃

강의 후 참여자 전원이 포스트잇에 해보고 싶은 것 / 달라진 것 / 새로 생긴 질문을 작성하고 조별 나눔을 진행했다.
참여자 발언 요약
돌봄의 범위가 예상보다 넓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한 참여자들이 많았다. "처음엔 시니어 위주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장애인, 뇌전증 등 돌봄의 영역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돌봄을 주고받는 상호성이 중요하다. 누군가를 틀에 씌워서 보지 말고 그 사람 전체를 보는 것, 그 사람의 장점 위주로 보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는 말도 있었다.
쉼터 관련 영상이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어르신들의 작은 불편함을 함께 이야기하고 영상으로 만들어서 알리는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구체적인 제안도 제시됐다.
중장년 돌봄 소모임에 대한 의지를 밝힌 참여자도 있었다. "자유로운 돌봄, 돌봄의 자유로움을 함께 만들어가는 소모임을 만들고 싶다. 서로 돌봄의 중요성과 경험전문가들이 모여 소통의 장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리빙랩이 생소했지만 "내가 불편하면 남도 불편하다는 관점으로 일상 속 문제를 찾아가는 것이 리빙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단순한 커뮤니티를 넘어선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도 알았다"는 발언이 나왔다.
세대통합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실버타운이 실패하는 이유가 노인들만 모아놓아서다. 젊은 사람들과 섞일 때 서로의 필요와 공급을 메꿔줄 수 있다. 내가 환자이기도 하고 공급자이기도 한 관계가 돼야 한다"는 관점이 제시됐다.
경험전문가와 관련해서는 "내 주변에도 있는데 생각하지 못했다. 가족 중 치매 어르신도 경험전문가인 것을 다시 깨달았다. 앞으로는 그런 대화를 더 자주 나눠야겠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과 활동으로 이어지고 싶다. 이런 활동 제도가 만들어진다면 함께해보고 싶다"는 의지도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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